“설마 내가? 그래 나도” 불안과 공포에, 고개 들고 이어폰 빼고.. ‘칼부림’이 일상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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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 사건을 시작으로 서현역부터 대전 교사 피습 사건 등 최근 보름 동안 일련의 폭력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우리나라 안보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상자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이 8건에, 2건 이상 미수 사건이 있었고 현재에도 테러 예고가 끊이질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은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묻지마 칼부림'을 예보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알림 '앱'이 출시되는가 하면, 서울 강남역을 비롯해 제주공항까지 범행장소로 예고된 전국 곳곳에 전술장갑차 등이 배치되고 사실상 준 테러 대응 수준까지 '강경 대응'조치도 예고되면서 일상의 두려움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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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장갑차 배치 등 적절한 조치"
'은둔형 외톨이 테러'.. 정부 조치 필요
근본적 발생 원인 찾아 대처 고민해야
신림역 사건을 시작으로 서현역부터 대전 교사 피습 사건 등 최근 보름 동안 일련의 폭력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우리나라 안보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상자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이 8건에, 2건 이상 미수 사건이 있었고 현재에도 테러 예고가 끊이질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은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묻지마 칼부림'을 예보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알림 '앱'이 출시되는가 하면, 서울 강남역을 비롯해 제주공항까지 범행장소로 예고된 전국 곳곳에 전술장갑차 등이 배치되고 사실상 준 테러 대응 수준까지 '강경 대응'조치도 예고되면서 일상의 두려움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회적 공포감이 사람들 사이에 상당한 행동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코 나에게는 일어날 것 같지 않던 '묻지마 범죄'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다가오면서 핸드폰만 바라보던 고개를 들게 만들었습니다.
주변에 대한 경계심을 촉발시키고 행동변화를 초래한 셈입니다.
'내 몸은 내가 지킨다'며 실제 5명 중 1명은 호신용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9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서울~제주) 만 20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여론 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연관어 분석과 언급량을 측정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언급량 추이는 서현역 사고 이후 급속도 상승세를 보였고 대전 교수 피습 사건 이후 절정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최근 발생한 신림동 그리고 서현역의 흉기 난동 사건을 접한 후, 범죄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물었더니 '우리나라는 치안이 좋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5%에 그쳤습니다.
응답자 95%가 '이런 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거나 걱정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과반수가 넘는 52.7%가 '공포심까지 들었다'고 응답해 극심해진 치안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습니다.
'흉기 난동 사건을 접한 이후, 행동 변화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있었나'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 23%가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고 답했지만 32.8%가 '길을 걸어 다닐 때 주위를 좀 더 경계하고 살펴본다(핸드폰 보지 않기, 이어폰 꽂지 않기)'고 답해 행동 양식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음을 전했습니다.
사건이 우려되는 곳은 피하고, 호신용품을 구입해 안전을 지키려는 이들도 적잖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되도록 가지 않으려 했다(22.3%), '호신용품에 관심이 생겨 검색하거나 구매했다(21.9%)' 고 답했습니다.
칼부림 난동 사건이나 언론 보도에 대한 인식은 전달 방식의 문제를 꼽았습니다.
언론이 정보를 잘 전달하고 있지만 '전달 방식이 다소 자극적'이란 의견이 31.9%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언론이 경각심을 가지도록 '정보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의견이 29.5%, 관련 기사를 더 자극적으로 보도하면서 '모방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이 20.6%,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를 '지금보다 더 자세히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18%에 달했습니다.
지난 주말 주요 도심에 무장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한 것에 대해선 79.2%가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습니다.
세부적으로 45.6%가 '다소 과하긴 하나 일시적으로는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답은 33.6%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오히려 불안감을 높이는 과한 조치'라는 의견도 20.9%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피앰아이 측은 "일반 국민들의 80% 가까이 무장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한 조치를 지지할 만큼 실질적 공포감을 느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호신용품의 검색·판매량 증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며, 원인 분석에 대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해 이윤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는 만연한 개인주의와 치열한 경쟁으로 고립과 은둔에 빠진 청년이 늘고 있고, 이들이 탈락과 실패의 경험에서 얻은 좌절감을 불특정 다수에 쏟아내면 대중 입장에서는 '묻지마 범죄'가 되는 것"이라면서 "소위 '은둔형 외톨이 테러 범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호한 조치와 더불어 사회병리학적인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따른 근본적 원인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사회적 공포감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과 사례 연구·예방 논의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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