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유니버설 뮤직, AI 딥페이크 음악 라이선스 협상

유니버설 뮤직 로고

인공지능(AI)의 예술작품 제작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글과 유니버설뮤직이 AI가 만든 노래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현지 언론은 8일(현지시간) 구글과 유니버설뮤직이 합법적으로 AI로 음악을 만들고 저작권에 대한 대가를 그 소유자에게 지불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바로 출시될 도구나 소프트웨어는 없지만 합법적인 AI 노래 생성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은 여기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 전언이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워너뮤직도 구글과 같은 내용의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워너뮤직 임원이자 현재 유튜브 음악 부문 총괄인 라이어 코엔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구글은 텍스트 설명이나 프롬프트 등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뮤직LM(MusicLM)을 선보인 바 있다.

팝 음악계에서는 AI 작사 작곡 등 예술 진출과 관련한 저작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생성형 AI가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가사, 음악을 흉내 낸 가짜 노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티스트 동의 없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유명 아티스트들은 가짜 노래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4월 유명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던 ‘허트 온 마이 슬리브’라는 노래는 실제로는 더 위켄드와 드레이크 목소리를 ‘AI 버전’으로 그럴듯하게 합성한 가짜 노래로 밝혀졌다.

두 가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은 당시 틱톡,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이 곡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성명을 통해 “우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한 생성형 AI의 학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음악업계 관계자들은 AI 생성 노래의 부상이 과거 초기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했을 당시 유튜브 사용자가 자신의 동영상에 인기 노래를 삽입할 수 있었던 때와 비교한다.

음악업계와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문제를 두고 수년간 다퉜고 현재는 20억달러(약 2조 6000억원)를 매년 음악 업계에 지불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로버트 킨클 워너뮤직 최고경영자(CEO)는 “올바른 틀이 있다면 팬들이 커버나 매시업(두 개 이상의 노래를 합쳐서 만든 것) 등의 사용자 중심 콘텐츠를 통해 그들의 영웅(가수)에게 찬사를 보내도록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