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정원은 마음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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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정조, 헤르만 헤세, 토머스 제퍼슨은 모두 정원을 가꿨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원을 잘 가꿔진 꽃밭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야생초 있는 마당이나 채마 텃밭도 정원이다.
환경설계를 하는 저자가 15년 동안 소개된 명사들의 정원을 찾아가 정취를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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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상 지음/스노우폭스북스 펴냄
퇴계 이황, 정조, 헤르만 헤세, 토머스 제퍼슨은 모두 정원을 가꿨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은 동서고금 12인 명사의 '자연적 삶'을 소개한다. 정원을 잘 가꿔진 꽃밭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야생초 있는 마당이나 채마 텃밭도 정원이다.
환경설계를 하는 저자가 15년 동안 소개된 명사들의 정원을 찾아가 정취를 카메라에 담았다. 저자는 집을 먹고 자는 곳을 넘어 한 인간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본다. 정원은 그런 공간의 연장이다. 집주인 내면이 드러난다.
평생 쉴 곳을 찾아 헤맨 헤르만 헤세가 정착의 꿈을 만끽했던 가이엔호펜 농가에는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이 거닐 듯 다가온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이 이상적 국가의 표본으로 삼고자 했던 버지니아대학교의 아카데미컬 빌리지는 균제의 미학이 묻어난다.
유감스럽게도 '아파트 공화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정원을 가꿀 기회가 적다. 정원에의 항심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인들은 그걸 억누르고 지금 살고 있다. 주거에 관한 한 개성이나 기호를 찾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 안 된 것은 판에 박힌 공간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열과 줄을 맞춰 늘어선 대규모 단지 모습은 어떤 때 오웰식 '진리국'을 연상시킨다.
물론 좁은 국토로 인해 공간과 에너지 효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또 편리함 때문에 획일화된 공간을 무릅쓰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은 있다. 이제 재건축 재개발이 시동이 걸린 만큼 경직된 공간을 대량 생산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우리가 오랫동안 집이라는 존재와 그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한다. 하우스(house)는 있지만 홈(home)은 잃어버렸다는 것이다.처한 공간이 그러한데 어떻게 창의적 사고를 기대할 수 있겠나.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는 외국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중앙정부 아래에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있다. 아파트 각 세대에 한 뼘이라도 자연을 들이는 방법을 모색해보길. 그러면 평면은 자연스럽게 다양해질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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