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금은 아픈 아이들 위해 써달라" 30대 암환자가 생전 남긴 말

한류경 기자 2023. 8. 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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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소아암 환아 치료비로 부의금 1000만원 기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故 조아라 씨는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장례식 부의금을 기부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가족들은 조씨 바람대로 화순전남대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사진=화순전남대병원 제공〉

"치료받는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에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기부하고 싶어요." (장례식 부의금 기부 뜻 밝히고 세상 떠난 故조아라씨)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34살 故조아라 씨가 생전 가족들에게 남긴 말입니다.

조씨의 유언에 따라 가족들은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는 데 써 달라며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부의금 일부인 1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오늘(9일)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전남 화순이 고향인 조씨는 2022년 미국 유학을 앞두고 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조씨는 서울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3월 화순전남대병원으로 옮겨 항암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더는 적극적인 항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4월부터는 완화의료 병동에서 본인의 삶을 정리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본인 장례식에 연락할 명단을 정리하다 병원 의료진에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생전 친구들을 모두 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병원 측은 '소원 들어주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조씨의 친구와 지인을 초대해 생애 마지막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조씨는 또 가족들에겐 "치료를 하며 힘든 시간을 겪어보니 어린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장례식에 들어온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조씨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다 지난 4월 24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조씨의 바람대로 지난 3일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아 정용연 병원장에게 소아암 환아를 위한 치료비 지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조씨의 어머니는 "저희 아이가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 아이들의 치료비로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정성껏 치료해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자 화순전남대병원에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용연 화순전남대학교병원장은 "치료받는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 대단하다"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 병원장은 "기부해주신 선물은 소아암 환아들의 치료와 회복, 그리고 일상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사용하겠다"며 "병원이 고인과 가족의 뜻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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