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특사, 文정부 특감 의혹 폭로한 김태우 통과…국정농단 연루자들은 배제된 듯

'광복절특사'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리는 9일 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등 경제인과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관련자는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8·15 특사 대상을 심의했다. 사면심사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당연직 위원으로 이노공 차관, 신자용 검찰국장, 김선화 공판송무부장 등 4명, 비당연직 위촉직 위원으로 교수·변호사 5명이 참여해 총 9명이다.

사면심사위는 김태우 전 구청장이 공익제보자라는 점을 감안해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한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 5월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잃었다.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 내부 비리를 폭로한 공익 신고를 범죄로 볼 수 없다며 그의 사면을 건의해왔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을 사면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심사위는 재계가 요청한 기업인인 대부분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박 명예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특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이호진 회장은 지난 2019년 6월 특가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징역 3년,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방역수칙을 위반해 처벌받은 소상공인 등도 사면 심사를 통과했다.

다만 2016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건'에 연루된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면심사위는 이들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으로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14일 특별사면 대상자를 확정한다. 국무회의는 보통 화요일에 열리나 올해는 광복절 당일이라 하루 전날인 14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특사를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측은 "아직 특사 관련 검토가 진행 중이라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