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오염수 간담회 참석 고교생, 제주지사에 “머리 찍어버리겠다”

김상윤 기자 2023. 8. 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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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한 고등학생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과 의원들에게 “머리를 찍어버리겠다” 등의 막말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참석한 초등학생 중에선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던 전직 국회의원의 딸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정치 선동에 앞세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참석자 선정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 오염수 불법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 8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초등학생 7명과 고등학생 정모군을 국회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청소년을 대표해 발언자로 나선 정군은 자신을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이라며 소개한 뒤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게 해주신 민주당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정군은 이어 “핵 발전소는 합법이라는 외피를 쓴 국가의 폭력이 작동하는 현장” 등 발언을 했다.

정군은 최근 페이스북에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겨냥한 글을 여러 개 올렸다. 오 지사가 환경을 파괴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또 오 지사와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다. 정군은 8일 오 지사의 사진을 올리며 “내가 너 머리 찍어버릴 건데요”라고 했다. 또 제주도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다가 청원경찰에게 연행되는 영상을 올리며 “오영훈 근데 어떻게 하지 내가 너 단두대 세울 건데”라고도 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낙연 당대표 비서실장과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혁명을 일으키겠다. 단두대를 준비해두겠다. 제주 청소년들의 손으로 단두대 장치를 내리겠다. 너네의 책무를 지지 않은 당연한 대가를 기대하라”라고 하며 오 지사와 송재호 의원(제주시갑), 위성곤 의원(서귀포시),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의 계정을 태그했다. 민주당 소속 제주지사와 의원들을 향해 ‘단두대로 처형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 중에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 지지 선언을 했던 장하나 전 의원의 초등학교 2학년 딸도 있었다. 민주당과 간담회를 공동 주최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간담회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9일 이 학생이 “어린이를 모욕하지 마세요. 어린이를 얕보지 마세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기 부모가 활동가라서 자기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라고. 그치만 그건 오해예요. 저희 어린이들도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막고 싶어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야는 간담회에 어린이가 참석한 것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어린이를 정치 선동의 도구로 삼는 짓은 지도자 우상화·체제 선전을 위해 어린이를 동원하는 극도의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는 정쟁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 아이들 미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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