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NC 류진욱, 이젠 정상급 불펜 투수
프로야구 NC 우완 불펜 투수 류진욱(27)은 2019년까진 ‘잊힌 에이스’였다. 부산고 시절 뛰어난 피칭으로 기대를 모았던 류진욱은 2015년에 2라운드 21순위로 NC에 지명됐다. 입단 동기는 구창모(26). 현재 팀 주축 선발 투수 중 하나다. 그는 고향 팀 롯데에서도 눈독을 들였으나 고교 2학년(68과3분의2이닝 평균자책점 1.57)와 달리 3학년(63과3분의2이닝 3.07) 들어 다소 주춤하면서 옆 동네 NC(창원)행 열차를 탔다.
각오를 다진 채 NC에 입단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5년 1군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고 중도 귀국했다. 퓨처스리그(2군)를 전전하던 2016년과 2018년에는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하느라 마운드엔 오르지도 못했다. 그는 이럴 바엔 빨리 병역을 마쳐야겠다고 생각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평일 저녁에는 개인 재활, 주말에는 진해에 있는 구단 재활군 훈련장을 찾아 재기에 힘을 쏟았다.
2019년 복귀했으나 여전히 기량이 올라오지 않았다. 시즌이 끝날 때마다 방출 대상이 되지 않을까 초조함 속에 어렵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20년엔 스프링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노심초사했다.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던 중 드디어 그 해 9월 확대 엔트리(기존 명단에서 5명을 추가할 수 있게 하는 기간)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신인 지명 후 5년 만이었다. 계투진으로 3경기(3이닝)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6.00.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인고의 시간이 끝나가는 듯해 행복했다.
이듬해인 2021년부터 서서히 ‘과거 에이스’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구원으로 나서 44경기(43과 3분의 1이닝) 2.08 1세이브 7홀드 탈삼진 31개. 든든한 ‘뒷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에 평균자책점 4.86으로 약간 흔들렸지만 전년보다 많은 46과 3분의1 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올해. 겨울 동안 체중을 늘리면서 근육을 키우자 구속이 증가했다. 그는 150㎞를 가뿐하게 넘는 직구에 포크볼과 커터까지 장착하면서 무적 필승조 태세를 굳혀가고 있다. 개막 후 6경기 연속 무실점하더니 7월 이후엔 13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 지난 8일 문학 SSG전엔 8회 말 계투진으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이닝을 처리했다. 3타자 중 2명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올 시즌 41경기(41이닝)에 나서 평균자책점 1.32 12홀드. 승운이 따르지 않아 3패를 했지만, 피안타율이 0.124이고 이닝당출루허용율(WHIP)은 0.88이다. 좌타자(0.114)와 우타자(0.129)에게 모두 강하다. 리그 최정상급 불펜 투수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NC가 8일 현재 리그 3위(49승1무43패·승률 0.533)에 2020년 이후 3년 만의 ‘가을 야구’를 꿈꾸는 밑바탕에 류진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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