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2만3천명 수용한 대학 기숙사 "폐영까지 최대한 지원" ['코리아 잼버리'는 계속된다]
체류비용은 정부가 사후 정산
교비 활용해 간식 제공하거나
학내에 문화프로그램 마련하기도
■철수한 대원 62%, 대학 기숙사로
9일 잼버리 조직위 등에 따르면 전북 새만금 캠프에서 철수한 전체 잼버리 대원 3만7000여명 가운데 대학 기숙사에서 머무는 인원은 약 2만3000명이다. 잼버리 대원에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 12곳을 포함해 56곳으로 파악된다. 서울의 경우 고려대·세종대·홍익대·성균관대·한양대·명지대·육군사관학교·서울시립대·한국외대·경희대 등 12개교가 기숙사를 제공해 3090명의 잼버리 대원을 품고 있다.
대학이 잼버리 대원의 60%가 넘는 인원을 수용하면서 한때 제기되던 '숙소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각 대학은 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정적인 숙박을 위해 서둘러 시설을 정비하고 생필품을 채웠다. 이날부터 교내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학교도 다수 있었다.
특히 한국외대는 전날 오전부터 잼버리 참가자들의 도착 시간을 통보받고 기숙사의 비품을 채워 넣는 등 준비를 마쳤다. 세종대는 참가자들의 식사 횟수까지 고려해 넉넉한 양의 식재료를 사전에 마련했다. 고려대는 성북구청과 함께 숙사 시설과 위생 상태, 소방 안전 점검 등을 완료했다.
서울시립대는 교직원 식당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조리 인력 전원을 기숙사 식당에 투입하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참가자들에게 숙소를 비롯해 대학 주변 견학과 특강, 그룹 활동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잼버리 대원의 조기 퇴영으로 발생하는 추가 숙박비와 버스 대절비 등은 정부가 사후 정산할 예정이다. 각 대학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수용 규모에 따라 억단위에 달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잼버리 대원에 숙사를 제공하는 56개 대학의 비용을 모두 합하면 수십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비용과 관계 없이 잼버리 운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캠퍼스에 250명, 용인캠퍼스에 1380명의 잼버리 참가자를 수용하는 명지대 관계자는 "숙소의 경우 2인실과 4인실로 구분돼 비용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정부나 지자체에서 사후 정산을 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저희는 전날 교비를 활용해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빵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80명의 잼버리 참가자가 머무는 성균관대 관계자는 "비용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라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도움이 되고 자하는 마음. 잼버리 대원들이 체류하는 동안 최대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성균관대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방문해 직접 잼버리 참가대원을 맞이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기숙사 제공에 일부 마찰
일부 대학에선 잼버리 참가자들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기숙사를 사용 중인 가운데 학교 측이 공간을 내어달라고 협조를 요청해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여학생들만 쓰는 기숙사층에 남자 잼버리 참가자가 입실할 수 있다는 것을 공지해 논란이 일은 대학도 있었다.
서울시립대에선 기숙사 제공을 두고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원용걸 총장이 직접 나서 달래기도 했다. 원 총장은 기숙사생들에게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우리의 원만한 행사 마무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실정"이라며 "이에 크고 작은 학생 여러분의 불편이 예상되오나 양해를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잼버리 대원을 수용하라는 정부의 갑작스런 통보에 당혹감을 드러내는 대학도 있었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7일 교육부로부터 이용 가능한 기숙사 상황을 보고해 달라는 문의가 오더니 8일 갑자기 스웨덴 대표 800여 명이 도착할 것이라는 통보가 왔다"며 "유관기관들은 정확한 도착시간, 도착 후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방 배정을 해야 할 지, 식사는 어찌 제공해야할 지, 머무는 동안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 줘야할 지에 대해 아무런 지침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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