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수 이후도 우왕좌왕, 총체적 무능 드러낸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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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겪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태풍 접근에 따른 안전 우려를 내세워 사실상 조기 폐막했다.
이후 참가자들을 8개 시·도로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숙소 배정 등 지원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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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
파행을 겪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태풍 접근에 따른 안전 우려를 내세워 사실상 조기 폐막했다. 이후 참가자들을 8개 시·도로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숙소 배정 등 지원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허술한 준비에 수습 단계까지 반복되는 정부의 무능에 국민들이 부끄러울 정도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계획)을 보고받고 점검했다”고 밝혔지만, 막상 8일 영지 철수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을 어디에 묵게 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전혀 준비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났다. 충남의 한 대학은 기숙사 상황 점검도 이뤄지지 않은 채 갑자기 800여명의 잼버리 참가자가 도착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식사나 방 배정 등 구체적 지침도, 비용 처리 언급도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학은 예멘 참가자 175명을 배정받고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했는데, 밤늦게 이들은 애초부터 이번 잼버리에 불참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또 공기업 직원까지 차출해 잼버리 지원에 무리하게 동원하면서 반발도 터져 나온다.
정부는 11일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려는 듯 보이나,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대중음악 가수나 스포츠를 동원 대상으로 여기는 후진적 태도를 보인 것도 부끄러운 장면이다. 당일 예정된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을 결방해 이 출연진을 케이팝 콘서트에 출연시키기로 하더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방부는 현재 군인 신분인 비티에스가 모두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해, 비티에스 팬인 전세계 ‘아미’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 사실상 ‘압력’으로 비칠 수 있음은 물론, 케이팝 준비에 대한 기본적 상식도 결여된 것이다.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오락가락하면서 기존 경기 일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긴급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주먹구구와 즉흥적 결정이 난무하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게 됐다.
그런데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8일 조기 철수 사태에 대해 “오히려 대한민국이 가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야단법석을 불러일으킨 것도 모자라 수습 국면에서도 우왕좌왕하면서, 어떤 능력을 보여줬다는 건지 궁금하다. 도대체 뭐가 잘못됐길래 올림픽·월드컵을 성공리에 개최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던 한국이 하루아침에 이런 나라가 됐는지 제대로 원인을 따져야 한다. 그에 앞서 먼저 정부의 깊은 반성이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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