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지구 살리기도, 탄소배출권 투자도… 천천히 꾸준하게
규제강화에 '공급감소 전망' 중장기적 가격상승 기대
이상기후 현상이 해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열난화(Global heating)'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환경 문제가 국경을 넘어선 의제로 떠오르면서 탄소배출권 시장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에 일정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정부가 할당한 탄소 배출 허용량을 맞춰야 한다. 배출량이 감축 목표량보다 많으면 탄소배출권을 구입해야 하고, 배출량이 감축 목표량보다 적을 때는 배출권을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현재는 유럽을 중심으로 관련 투자 상품들도 거래되고 있다.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2015년 1월 처음 열렸다. 최근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불황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탄소 배출량도 줄어든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에 따르면 2022년 탄소배출권(KAU22) 가격은 전날 종가 기준 톤(t)당7400원으로, 2거래일 전 기록한 사상최저치(7380원)에 근접했다. 1년 전(2만8000원)과 비교하면 70% 이상 급락했다. 윤여창 KDI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상당한 수준으로 강화됐지만 배출권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가격 기제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을 통한 감축목표의 효율적 달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행 배출권거래제는 참여업체가 미사용 배출권을 이월하는 것을 제한한다"며 "이월 제한으로 인해 상향된 감축목표가 배출권 거래시장에 반영되지 못하는 점이 현재 배출권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국내외에서 탄소 중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올해 2월 톤(t)당 101유로를 넘어섰다가 이후 80유로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8일 88.510유로에 거래됐다.
◇개미들도 탄소배출권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원천적으로는 탄소배출권 거래 자체는 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상장된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 2021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탄소배출권선물 ETF 4종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와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 등이다.
이들의 기초지수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중심인 유럽과 미국 등의 배출권 선물 가격이다. 이들 탄소배출권 가격은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위험분산을 위해서 활용되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 ETF도 상장해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 상품이 편입한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시장 거래는 팬데믹 이후 배출권 가격 급등과 함께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 연간 1990억 유로로 2021년 대비 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820억 유로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100유로 넘은 탄소배출권 ETF 가격…투자전략은
올해 유럽탄소배출권 가격이 정점을 찍은 이상 단기적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ETF의 종가는 1만1035원이다. 1개월 수익률은 -1.98% 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1% 올랐다. 지난해 8월 기록한 연고점(1만3395원)에 비해서도 17% 이상 밀렸다.
반면 인버스 ETF인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 ETF는 지난 한달 동안 코스피 수익율을 웃도는 2.79%의 수익률을 냈다.
탄소배출권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수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기초자산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급상의 변동에 따라 급등락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 전망을 통해 탄소배출권의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따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심리적 저항성인 100유로를 뚫어 상승동력이 제약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여전히 밝다. 유럽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2020년 이후 4배 이상 올랐다" 며 "수급이 중요한 시장인데 탄소배출권 공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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