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놀라 당황했다” 현지 중계진도 한탄, 대기록 막은 치명적 오심에 진기록까지

김태우 기자 2023. 8. 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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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3삼진에 그친 김하성
▲ 6회 세 번째 삼진은 명확한 오심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최근 들어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수비만 잘하는 선수’라는 꼬리표를 깨끗하게 지우고 있었다. 6월 중순 이후 꾸준히 오르는 타격 성적을 바탕으로 팀의 리드오프 자리까지 꿰찬 김하성은 후반기 들어 출루율 부문에서 리그 1위를 다투는 등 맹활약하고 있었다.

특히 7월 23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전부터 8월 8일 LA 다저스전까지 15경기 연속 2출루 이상 경기를 기록하며 자신의 출루 능력을 한껏 뽐냈다. 감각적인 배트 컨트롤을 무기로 한 안타 생산 능력도 좋았고, 무엇보다 끈질긴 승부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며 볼넷까지 고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출루하며 팀 타선에 공헌했다.

15경기 연속 2출루 이상 기록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다. 종전 기록이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의 10경기였는데, 김하성이 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한국인 최장 기록인 추신수의 10경기도 진작 넘었고, 아시아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의 15경기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9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2출루 이상을 기록한다면 아시아 기록을 새로 쓰는 대업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하성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 하나를 치는 데 그쳤다. 4타수 1안타 3삼진이었다.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갔지만, 연속 경기 2출루 이상 기록은 15경기에서 끊겼다. 물론 언젠가는 멈출 기록이라는 점에서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첫 두 번의 타석에서는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시애틀 선발로 나선 로건 길버트의 구위가 좋았다. 특유의 묵직한 패스트볼도 좋았고, 여기에 스플리터 등 변화구의 낙폭 또한 뛰어났다. 최근 삼진이 거의 없었던 김하성도 첫 두 번의 타석에서는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김하성만이 아니었다. 다른 샌디에이고 타자들도 ‘긁히는’ 길버트의 투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6회 세 번째 삼진은 달랐다. 0-1로 뒤진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이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김하성이 출루하면 발로 언제든지 2루에 들어갈 수 있었고, 여기에 뒤에 들어서는 타자들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와 같은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출루만 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몰랐다.

▲ 6회 김하성의 삼진 당시 그래픽. 스트라이크가 선언된 7구는 명백한 볼이었다 ⓒMLB.com 게임데이 캡처
▲ 평소에도 판정을 놓고 선수 및 감독들과 마찰이 잦은 덕 에딩스 주심(오른쪽)

김하성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텼다. 2S에 몰린 상황에서도 볼 2개를 고르며 2B-2S를 만들었다. 5구째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는 걷어냈고, 6구째 한가운데 패스트볼도 역시 커트해냈다. 정확한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끈질기게 버티며 길버트의 실투를 유도하고 있었다.

샌디에이고 중계진 또한 “리드오프 선수라면 저렇게 배틀을 할 필요가 있다”고 김하성의 끈질긴 승부를 칭찬했다. 그런데 7구가 억울했다. 2B-2S에서 길버트의 스플리터가 김하성의 몸쪽으로 떨어졌다. 방송사가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스트라이크존 그래픽, 그리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게임데이에서도 모두 존 바깥에 떨어진 공이었다. 그런데 덕 에딩스 주심의 손이 너무 단호하게 올라갔다. 삼진이었다.

샌디에이고 중계진도 “아~”라며 탄식을 뱉었다. 명백하게 스트라이크가 아닌데 오심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하성도 삼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돌아서 주심과 대치했다. 하지만 주심은 쳐다 보지도 않았고, 김하성은 아쉬움을 삼키는 방법밖에 없었다. 괜히 말 싸움이 이어지면 퇴장 가능성이 있었다. 경기는 1점차, 김하성이 빠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공수가 교대되는 이닝 종료 상황이라 샌디에이고 중계진은 이 상황에 대해 길게 말을 이어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놀라서 당황했다(rung up)”라면서 김하성의 편에 섰다.

그 공이 볼 판정을 받았다면 볼넷이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의 출루 가능성이 생기고, 샌디에이고의 승리 확률도 높여줄 수 있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9회 안타까지 생각하면 16경기 연속 2출루 이상 경기를 할 산술적인 가능성도 생겨날 수 있었다. 그러나 오심에 모든 게 날아갔다.

▲ 근래 들어 삼진이 별로 없었던 김하성은 이날 하루에만 3개의 삼진을 당했다
▲ 한 경기 4삼진이라는 경력 최초의 하루를 보낸 후안 소토

김하성이 한 경기에 3개 이상의 삼진을 당한 건 이번이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9번째 있는 일이다. 2021년 1번, 2022년 2번, 그리고 올해 6번째다. 직전 한 경기 3삼진 경기는 7월 4일 LA 에인절스전으로 당시 김하성은 5타수 1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김하성과 더불어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선구안이 좋은 타자인 후안 소토의 4삼진도 눈에 들어온다. 리그 최강의 눈을 가진 소토는 이날 4번의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소토의 경력에서 한 경기 4삼진 이상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길버트의 공, 시애틀 투수들의 공이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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