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급락'에 놀란 伊, 횡재세 결정 하루 만에…"상한선 두겠다"

정혜인 기자 2023. 8. 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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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횡재세'(windfall tax) 부과 발표에 유럽 은행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탈리아 재무부가 횡재세 부과 발표 후 이탈리아는 물론 독일 등 유로존 은행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이를 잠재우고자 급하게 수정 방안을 발표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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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 "세금 부과 규모, 위험가중자산의 0.1%로 제한"
횡재세 발표 후 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은행 주가 급락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AFPBBNews=뉴스1


이탈리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횡재세'(windfall tax) 부과 발표에 유럽 은행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그러자 정부는 발표 하루 만에 은행에 부과하는 세금 규모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재무부는 이날 늦은 오후 성명을 통해 은행의 순이자소득(NII,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값)에 대한 횡재세 부과 규모를 위험가중자산의 0.1%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각료회의에서 향후 1년간 은행들의 초과이익에 세율 40%의 횡재세를 도입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성명이다. 앞서 씨티그룹은 정부의 횡재세 부과금이 위험가중자산의 0.5%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탈리아 재무부가 횡재세 부과 발표 후 이탈리아는 물론 독일 등 유로존 은행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이를 잠재우고자 급하게 수정 방안을 발표했다고 FT에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횡재세 도입'은 의회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 가디언에 따르면 8일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 산파울로 주가는 8.67% 추락했고 유니크레딧은 5.9% 미끄러졌다. 독일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 프랑스의 BNP파리바 등 유럽 주요 은행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로이터=뉴스1

씨티그룹의 아주라 구엘피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은행 주식의 자기자본 비용뿐 아니라 자본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이 세금(횡재세)은 은행에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쿼티 캐피탈의 스튜어트 콜 거시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의 횡재세 도입이 다른 유럽 국가의 횡재세 도입 가능성을 키웠고, 이것이 은행 종목에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FT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우익 연정은 그간 은행들이 금리인상을 통한 수익을 예금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았다고 비난해 왔다"며 이들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테오 설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8일 오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소비자에겐 그만큼의 (예금금리) 인상은 없었다"며 횡재세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낸 횡재세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금융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2021~2022년 순이자소득 3% 초과 또는 2022년 대비 2023년 순이자소득 6% 초과,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해 은행의 초과이익을 산정할 예정이다. 횡재세 부과를 통보받은 은행은 회계연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횡재세 도입으로 이탈리아 은행의 세금 부담이 20억~30억유로(약 2조8872억~4조3307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은 올해 이탈리아 은행 순이익의 약 19%가 횡재세로 지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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