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카눈, 강풍반경 한반도 좌우 덮고 '남→북' 관통 예상

북상하는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늘(9일)부터 제주와 경남 동해안, 강원 영동 등에 강풍과 함께 강한 비를 뿌리고 내일 전국으로 확대될 걸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이날 낮 4시 기준 브리핑에서 "내일 아침 9시쯤 경남 통영 서쪽 약 30㎞ 부근 육상에 태풍이 상륙해 낮 3시쯤이면 충북 청주 남동쪽 약 60㎞ 부근, 밤 9시면 서울 동남동쪽 약 40㎞ 부근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날 저녁 5시 10분 기준 카눈은 제주 서귀포 남동쪽 약 270km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으며, 주요지점과 태풍 중심의 거리는 성산 260km, 완도 350km, 통영 350km, 여수 360km, 부산 390km입니다.

카눈이 우리나라를 훑고 북한으로 올라가는 시점은 모레 이른 새벽으로 예상됩니다.

태풍은 남해상을 지나며 중심기압이 965h㎩에서 남해안에 상륙할 때쯤 970h㎩로 약화하고 이후 육상에서 계속해서 약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일본 규슈 인근 해상에서 북상하며 통과한 남해상은 해수면 온도가 29도 정도로 매우 높아 바다에서 열기와 수증기를 보충받으면서 중심기압이 낮아졌지만, 육상에서 이동하면서 점차 에너지를 잃어 서울 부근으로 북상했을 땐 중심기압이 985h㎩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중심 최대풍속도 남해안 상륙 당시 초속 35m에서 서울 인근 상륙 시에는 초속 24m 정도로 약화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초속 25m 수준의 풍속이어도 건물 지붕이 날아갈 수 있고, 차를 일반 속도로 운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에 해당합니다.

특히 태풍 강풍반경이 350㎞로 한반도를 좌우로 다 덮을 정도 크기이고, 전례 없이 남에서 북으로 한반도를 관통하며 천천히 움직여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남해안은 내일 밤까지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전북과 충청권은 내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은 내일 오전부터 강풍이 집중적으로 불어와 모레 새벽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시간당 40∼60㎜의 비가 퍼붓는 강한 집중호우도 예상됩니다.

경상권 해안과 전남 남해안, 전라 동부 내륙, 제주 등에 강한 비가 내리고 특히 태풍 회전으로 동풍이 유입된 강원 영동은 시간당 60∼80㎜, 지형효과가 더해진 산지 등은 곳에 따라 시간당 100㎜ 이상이 쏟아지는 폭우가 내릴 수 있습니다.

비와 바람은 태풍 북상에 따라 남쪽부터 내일 밤에서 모레 새벽 사이 서서히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