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맡긴 공탁금, 빚 갚고 생활비로 쓴 변호사 '실형'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의뢰인의 공탁금을 횡령한 60대 변호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유현식 판사)은 업무상횡령,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61)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대전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던 A씨는 2021년 10월 소송을 대리한 의뢰인 B씨로부터 공탁금 명목으로 약 2900만원을 자기 딸 명의 계좌로 송금받고, 이를 개인 차용금 변제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2월에는 초등학교 동창의 남편 C씨에게 변제할 의사 없이 1억3000만원을 빌려 사기 혐의도 받았다.

당시 A씨는 세금 1억원 이상과 500만원에 달하는 국민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어 B씨의 공탁금을 횡령한 뒤에도 변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지위로 얻은 신뢰를 저버리고 각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 금액이 많고,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피해자들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다른 범죄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 외에 범죄 전력은 없다"면서도 "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의 연락을 회피하는 등 비협조적이었고, 선고 기일에는 무단으로 불출석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