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어부터 김구림까지···'해외 큰손 맞이' 분주한 화랑가

서지혜 기자 2023. 8.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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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한남동 곳곳 대형 전시회
내달 키아프·프리즈 서울 개최
미술 애호가들 대거 방한 맞춰
갤러리 잇따라 인기 작가 전시
[서울경제]

오는 9월 열리는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키아프(9월 6~10일)’와 ‘프리즈 서울(9월 2~5일)'을 앞두고 국내 화랑들이 분주하다. 아시아 최대 미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서울에서 두 개의 대형 아트페어가 동시에 열리는 만큼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 삼청동과 한남동 등에 밀집한 국내 대형 갤러리들은 각자 가장 인기 많은 소속 작가의 전시를 준비해 ‘큰 손’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보기 드문 대형 작가의 전시가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열리는 만큼 국내 미술 애호가들 역시 높은 기대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는 1조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는 경기 침체로 자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상반기 진행된 대다수의 아트페어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대형 작가의 작품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압도적 규모를 자랑하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에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를 보기 위해 유럽, 북미 지역의 미술 컬렉터들이 서울에 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대형 갤러리들은 아트페어 참가와 함께 대규모 전시도 함께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 온 손님들이 서울의 주요 갤러리나 미술관을 방문하며 ‘아트 투어’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가의 수준을 높이고 규모 면에서도 힘을 주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갤러리 서울점은 이달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아니쉬 카푸어의 전시를 K1~K3 전과에서 진행한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아니쉬 카푸어는 국제갤러리의 소속 작가로 지난해 프리즈에서도 10억 원 대에 작품이 판매된 인기 조각가다. 국제 갤러리는 올해 4월 열린 ‘아트부산’에서 카푸어의 오목한 디스크 형태의 작업 연작인 ‘그린 앤 블랙 미스트(Green and Mist)’를 소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반짝이는 동그란 공이 높이 쌓인 나무 형태의 ‘트리 앤 더 아이즈(Tree and the eyes)’가 유명하다.

사진 제공= 아니쉬 카푸어 홈페이지
아니쉬 카푸어, Tall tree and the eyes.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페이스갤러리는 세계적 거장인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개인전을 9월 5일부터 10월 21일까지 진행한다. 커다란 눈과 단발머리를 한 여자 아이의 캐릭터 그림으로 유명한 나라 요시토모는 지난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품을 156억 원에 팔아치우며 ‘호박’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와 함께 일본 작가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스갤러리는 이번 전시에서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나라 요시토모, 사진제공=크리스티

국내 작가의 전시도 풍성하다. 우선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전시가 예정된 실험미술 작가들의 전시도 삼청동에서 볼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개념미술가 성능경의 개인전을 이달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개최한다. 특히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까지는 갤러리현대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성능경과 함께 실험 미술 대가인 김구림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어서 최근 미술계를 달구고 있는 실험미술 작가들에 관심이 있는 미술애호가라면 동시에 관람할 만하다.

해외 손님들에게 소개할 만한 신진 작가의 전시도 열린다. 서울 삼청동에 소재한 학고재는 9일부터 9월 13일가지 한 달여간 사실적인 묘사로 캐리커처 느낌의 인물화를 그리는 독특한 양식의 작가 이우성과 색연필로 추상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지근욱의 2인전을 진행한다. 학고재 측은 “국내 최대 미술 장터가 열리는 이 기간에 해외에 소개할 만한 신진 작가로 주저없이 두 사람을 골랐다”며 “지금까지 없던 방식으로 독특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들”이라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미술품 경매 회사 필립스 옥션 역시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서울 특별전’을 준비했다. 다음달 1~9일 사이에 서울 종로구 송원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이유라, 오세, 김호재 등 신진 작가와 알렉산더 칼더, 데이비드 호크니, 스콧 칸 등 거장을 포함 30여 명 가량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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