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피항하고, 댐 수문 열고"…태풍 '카눈' 북상, 강원도 대응 '총력전'

윤왕근 기자 2023. 8.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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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상하는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하면서 강원 동해안에 최대 600㎜의 물폭탄이 예고되자, 20년 전 태풍 '루사'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강원도는 당시 악몽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 중이다.

이번 태풍으로 강원 동해안에는 11일까지 200~400㎜, 많은 곳 6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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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최대 600㎜ '물폭탄'…동해안 85곳 해수욕장 '입수통제'
어선 2500여척 피항…팔당댐 오후 7시부터 '초당 800톤' 방류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 중인 9일 강원 동해안 최대 어항(漁港)인 강릉시 주문진항에 어선들이 닻을 내리고 피항해 있다. 이번 태풍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에 최대 600㎜의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태다. 2023.8.9/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북상하는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임박하면서 강원 동해안에 최대 600㎜의 물폭탄이 예고되자, 20년 전 태풍 '루사'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강원도는 당시 악몽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 중이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65h㎩, 최대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50㎞다. 강도 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위력이다.

6시간 전 예보보다 중심기압이 5h㎩ 내려갔는데, 중심기압이 대기압인 1013h㎩와 차이가 클수록 바람이 강해지기 때문에 고위도로 올라가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

카눈은 9일 밤~10일 새벽 사이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해서 10일 아침 남해안으로 상륙하겠다.

상륙 뒤에는 거창, 영동, 보은, 증평, 이천, 남양주를 거친 뒤 11일 새벽 북한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 중인 9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 입수가 통제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에 최대 600㎜의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태다. 2023.8.9/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이번 태풍으로 강원 동해안에는 11일까지 200~400㎜, 많은 곳 6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영서내륙은 100~200mm 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가동,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점검 등을 하고 있다.

도는 산사태, 급경사지, 하천 제방 등 재난 취약지역 16만 곳을 최근 점검한 데 이어 인명피해 우려 지역 279곳에 대해서는 관리 책임자를 지정했다.

또 동해안 지역 어선 2500여 척을 주문진항 등 지역 항구로 피항시키거나 육지로 인양하는 작업을 마친 상태다. 동해안 6개 시·군 85곳 해수욕장은 입수가 전면 통제, 해경 등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어 73곳에 설치된 항만 및 어항 출입 차단 조치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최대 600㎜ 물폭탄이 예보된 동해안에는 3개 점검반을 파견, 소규모 항·포구와 해안가 등 재해 취약 시설을 면밀히 살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도 강풍·호우 피해 예방을 위해 이날부터 태풍특보 해제 시까지 탐방로와 야영장, 대피소, 극한탐방(암벽) 이용을 사전통제에 들어간 모습이다.

탐방로 통제 구간은 고지대 탐방로를 포함한 전 구간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 중인 9일 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에 위치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에 최대 600㎜의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태다. 2023.8.9/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북한강 수계 댐도 태풍 피해에 대비, 이날 오후부터 수위 조절에 나선다.

한강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수문을 열고 초당 880톤을 방류한다. 춘천댐과 청평댐, 의암댐도 각각 초당 300톤, 710톤, 420톤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낸다.

강릉 등 동해안 6개 시군 지자체들도 긴급 대책회의를 이어가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해당 시군은 산불피해지 등 산사태 우려지역과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계곡·야영장 등 위험지역에 대한 통제조치를 실시 중이다.

지난 4월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릉시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조립식 주택 140여동의 안전상태를 점검했다.

강릉시 태풍 '카눈' 북상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강릉시 제공)

동해해경도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지역구조본부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다.

이에 따라 동해해경은 관할 항포구 정박선박 안전관리와 해안가·갯바위 등 연안 위험구역 인명 피해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대응 2단계 격상에 따라 파출소는 인력을 증가 배치해 24시간 2교대 근무로 전환하고, 정박 중인 경비함정 직원들도 총원 비상소집을 실시해 24시간 태풍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김명선 강원특별자치 행정부지사는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태풍대비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위험징후 발생 시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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