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코리안 드림'…예견된 안성 공사장 붕괴 [현장, 그곳&]
건설노조 “무리한 공사 강행 탓”... 警, 수사전담팀 편성 조사 착수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왔을 베트남 청년들이 타지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네요…”
9일 오후 2시께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공사장. 이날 오전 공사현장 9층 바닥이 붕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곳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사고가 난 현장 주변엔 당시 상황을 말해주듯 자재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으며 현장 앞은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이 통제됐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조사에 나서는 등 현장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7분께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상가 복합건축물 공사 현장 바닥이 붕괴되면서 베트남 국적의 노동자 A씨(29)와 B씨(30) 등 2명이 매몰됐다. 매몰된 2명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건물 9층에서 253㎡ 크기의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바닥이 8층으로 붕괴됐다. 당시 8층에선 A씨와 B씨 등 3명의 노동자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1명은 자력 대피를 했지만 A씨와 B씨는 구조물에 깔리면서 매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구조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형제로 이들은 각각 6개월 전, B씨는 5년 전에 함께 일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현장을 찾은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측은 작업에 미숙한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고 태풍 등 날씨 탓에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정영철 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섭부장은 “태풍 소식으로 무리하게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안전장치가 허술했을 수도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현장에 미숙해 작업 진행 사항에 대한 판단이 정확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근 주민들은 지난 7월 폭우가 내릴 당시에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목격했으며 노동자들이 위험해보여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폭우 당시 공사를 목격했다는 전모씨(44)는 “여름에 비가 쏟아지는데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며 “당시 건물이 7~8층 높이까지 올라갔는데 건물이 너무 아슬아슬해 보였다. 언젠간 이런 사고가 날 줄 알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고 이후 경찰은 강력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등을 불러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며 혐의가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할 계획이다.
한편 붕괴사고가 난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9층, 건축면적 1천348.48㎡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현장이다. 지난 2월27일께 공사를 시작했으며 내년 5월30일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박석원 기자 swp1112@kyeonggi.com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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