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북상 日규슈 133만명 대피령…주택붕괴·정전·결항(종합)

박준호 기자 2023. 8.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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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접근한 규슈에 바람 거세지면서 부상자 잇따라
9일 오후 2만여가구 정전…4개현 68만 가구에 피난 지시
주택 붕괴, 도로 침수, 문화재 손상…신칸센·항공 등 결항
[미야자키=AP/뉴시스]8일 일본 남부 미야자키 지방에서 한 보행자가 폭풍으로 파손된 우산을 들고 걷고 있다. 2023.08.09.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일본 서남부 규슈에서는 바람과 파도가 거세지면서 정전이 발생하고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NHK,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내에서는 지금까지 6명이 부상했다.

가고시마시에서는 8일 70대 여성이 쇼핑을 가던 중 강풍에 휩쓸려 넘어져 오른쪽 어깨에 타박상을 입는 경상을 입었다. 또 같은 날 가고시마시에서 70대 남성이 보행 중 바람에 흔들려 넘어져 얼굴을 다쳤고, 가고시마현 아이라시에서도 70대 남성이 바람에 흔들려 넘어지면서 손목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9일 오전에는 가고시마시에서 20대 남성이 강풍에 날아온 함석판을 다리에 맞아 오른쪽 무릎 타박상을 입었다.

구마모토현 아마쿠사시에서는 50대 남성이 자택 2층 지붕 위에서 태풍 접근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 추락,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시내 병원에 이송됐다.

9일 오전 9시 현재 가고시마, 미야자키, 나가사키, 구마모토 등 4개 현(県)에서 총 68만 가구, 133만여명에게 '피난지시(避難指示)'가 발령됐다.

또 태풍 6호의 접근에 대비해 후쿠오카현 아사쿠라시는 9일 오전 9시30분 시내 전역의 2만2005가구, 5만722명의 고령자 등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아사쿠라시는 시내 총 5곳에 대피소를 개설했다.

태풍 카눈이 접근하면서 비바람이 거세지자 9일 가고시마시의 중심부의 번화가는 인적이 드물고, 강풍에 의해 창문이 깨져 파편이 날아가는 막기 위해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놓은 호텔들도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오키나와=AP/뉴시스]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태풍 카눈 영향으로 간판이 기울어져 있다. 2023.08.08.

규슈전력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 내에서는 9일 오후 3시 현재 약 1만230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미야자키현 내에서도 오후 1시 현재 890여채가 정전피해를 겪고 있다.

태풍의 북상으로 주택 침수 등 건물 피해도 잇따랐다.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정(町)에서는 건물 5동이 침수됐다. 또 현내 다른 곳에서도 유리창이 깨지거나 함석 지붕이 벗겨지는 등 4채의 주택 일부가 부서지는 피해가 났고 빈집 2채가 붕괴됐다.

가고시마현 세토우치정(町)에서는 도로 주변의 비탈길이 높이 12m, 폭 20m에 걸쳐 무너져 도로를 막았다. 이 장소는 올해 6월 말 폭우에도 무너진 적 있어 가고시마현이 대형 토낭(흙주머니)을 설치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번에 토사가 흙주머니를 밀어내려 도로까지 밀려왔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시바촌에서도 국도를 따라 경사면에서 대규모 붕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미야자키현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지방도로에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도로 옆 절벽이 무너져 낙석이 발생했다. 또 도로 주변 강의 범람 등으로 인해 9일 오전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카눈이 접근함에 따라 지금까지 국가의 중요문화재 2건과 천연기념물 1건의 피해가 확인됐다.

철도, 항공 등의 교통수단도 9일 태풍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고시마=AP/뉴시스]8일 기상 악화로 인한 여객선 운항 취소 안내문이 일본 남부 가고시마의 한 여객선 터미널에 설치돼 있다. 2023.08.09.

JR규슈는 고속철도인 신칸센의 운행 구간 중 구마모토~가고시마 중앙역에 대해 8일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9일에도 같은 구간이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한 것 외에 니시큐슈 신칸센도 오전 9시부터 전 노선(다케오온천~나가사키)에서 운전을 보류할 예정이다.

JR서일본은 후쿠오카와 오사카를 잇는 산요 신칸센 운행과 관련, 히로시마역을 출발하는 하행선에 대해 9일 심야부터 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0일에도 첫차부터 오전까지 히로시마역~하카타역 간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규슈 신칸센은 9일 하카타역과 구마모토역 사이는 정상적으로 운행하지만 구마모토역~가고시마중앙역 구간은 첫차부터 종일 운행을 보류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9일 규슈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300편 이상 결항을 결정했다.

후쿠오카현과 가고시마현 등 규슈와 일본 혼슈의 야마구치현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에서 이미 결항했거나 향후 결항이 결정된 것은 9일 오전 11시 현재 일본항공이 252편으로 집계됐다. 전일본공수는 9일 96편과 10일 미야자키 공항, 가고시마 공항, 나가사키 공항 등에서 출발하는 9편의 운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 밖의 다른 항공사도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결항이 발생하고 있다. 각 항공사는 향후 운항 상황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며 홈페이지 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상선회사인 노모쇼센도 9일 후쿠에항(나가사키현 고토시)을 출발하는 하카타항(후쿠오카시)행 여객선 운항을 취소하는 등 규슈 각지를 오가는 많은 배편이 결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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