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제자 걱정"…주호민 몰래 녹음 역고발 말린 특수교사

특수교사 변호인, 전날 도교육청 관계자들과 학교 방문

[서울=뉴시스] 주호민. (사진=뉴시스 DB) 2023.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웹툰작가인 주호민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특수교사가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한 제3자 역고발을 만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이 사건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전날 김 변호사와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해당 교사가 근무 중인 A초교를 찾아 주씨의 자녀가 교실에서 녹음기로 당시 녹취한 경위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인 김 변호사는 지난 4일 수원지방법원에 특수교사 B씨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임태희 교육감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도 제출, 다른 변호사 2명과 함께 B씨를 공동 변론 중이다. 임 교육감은 직위해제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B씨를 지난 1일 복직시켰다.

김 변호사는 전날 해당 특수교사도 직접 만났다. 그는 B씨에게 주씨 측이 몰래 녹취한 것과 관련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제3자 고발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B씨는 주씨 측을 걱정하면서 자신은 물론 제3자에 의한 고발 진행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특히 B씨는 자신이 가르쳤던 주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걱정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거의 1년 동안 수사부터 재판까지 장기간 진행되면서 (해당 특수교사가) 너무 힘들어 하는 상태"라며 "그런데도 주씨의 자녀가 서울로 전학을 간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가 잘 있는지 지금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아버지인 주씨를 고발하면 아이도 언젠가 그걸 알게 되고 아이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이나 다른 단체에서 주씨를 고발하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인 김기윤 변호사, 김승영 비서실장, 박주율 법무담당사무관이 4일 오후 3시 수원지법 민원실에 임태희 교육감의 특수교사 선처 요청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3.08.04.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B씨 재판은 오는 28일 세 번째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이 변론에서 20년 동안 B씨가 특수교사로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장애학생들을 위해 교편생활을 이어왔다는 점을 호소할 예정이다.

앞서 주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며 B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이런 발언들이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 보고 B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후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임 교육감은 B씨의 법률 조력에 나서기로 하고, 도교육청 고문변호사이자 하남 위례초교, 감일백제중 교권보호위원장인 김 변호사를 통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사건 발행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느냐는 비난과 분노를 많이 봤다"며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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