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감독 표 보물 같은 액션…블랙코미디 한스푼 넣은 ‘보호자’(종합)[M+현장]
김남길이 맡은 우진, “광기? NO, 평상시 애티튜드서 확장”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말한 ‘정우성 감독’의 명쾌하고 다정했던 현장
정우성 감독의 ‘보호자’가 살아있는 개성만점 캐릭터,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은은한 블랙코미디 요소로 변주를 둔 클리셰를 보여준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정우성 감독,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이다.
이날 정우성은 “오랫동안 기다리던 시간이기도 하다. 매를 맞아도 빨리 맞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오늘 보여드렸다. 재밌게 보셨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으로 장편 영화 연출 데뷔를 하게 된 정우성은 “연출 자체도 도전이다. 흔한, 봐왔던, 재생산되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연출할 때의 방식에 있어서 나의 관점, 태도를 관찰하는 게 또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연출 자체는 어떤 직무 영역 확대에 대한 도전이고, 연출로 스토리를 대할 때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고 실행하고 결과물로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 도전이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렇다면, 오히려 이 도전을 했을 때 뭔가 결과물에 있어서 어느 정도에 완성도를 만들어낸다면 영화계에 새로운 연출에 대한 도전 의식을 약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장편 영화 연출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정우성은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들에게 어떤 요소일까. 재밌는 요소의 영화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영화에 대한 만족은 모르겠다. 작업 과정에서의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했느냐, 완성된 영화의 만듬새를 전달하는 것 외에 최선을 다했냐에 대해서는 나름 최선을 다하지 않았냐는 만족이 있다”라며 “연출할 때는 체력이 힘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촬영을 했던, 회차가 많지 않았는데 촬영과 출연을 병행하다 보니까 체력이 상당히 버거워서 그 부분이 힘들었다”라고 만족감과 함께 연출을 하며 느낀 고충을 고백했다.
극 중 김남길이 맡은 우진 캐릭터는 크레이지한 매력을 잔뜩 보여줬다. 이 캐릭터를 만들게 된 것과 관련해 정우성은 “인터뷰를 사전에 할 때 ‘이 영화는 귀여운 영화’라고 종종 말씀드렸다. 대본을 읽는데 폭력을 행하는 행위의 결과가 어떤 아픔의 결과로 전달되는지 모르는 미성숙한 인간들이 귀엽게 보이더라. 블랙코미디요소들이 자꾸 보이고. 본인의 행동과 말을 상대를 놓고 공감에 놓여서가 아니라 직관적으로 행동하고. 우진이 같은 캐릭터도 특히 그거를 포현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뭐하세요?’ 그럴 때 ‘게임하는 거예요’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타인에게 전달되는 고통과 감정은 중요한 게 아니라, 본인의 재미에 충실한 캐릭터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수혁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는데 분노보다는 다소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폭발하지 않는 수혁의 감정 등,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우성은 “아내가 죽는다. 그 상황은 의도치 않게, 누구도 바라지 않은. 심지어 가해자 조차도 바라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그는 “그 차 안에서 누가 피해를 입었는지 모르는 사고이다. 수혁이 거기에서 정황에 대한 어떤 이해를 하지 않고 감정적인 잘잘못을 따지고 간다면, 이 영화는 기존에 나왔던 어떤 분노의 폭주, 그럼으로 인해서 이뤄지는 모든 폭력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피해가 정당화될 거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의도치 않았고”라며 “수혁은 아내가 준 미션을 지키려고 기를 쓰고 애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극 중 정우성의 플래시 액션 역시 큰 임팩트를 남겼다. 하지만 원래 이 장면은 없었던 장면이라고. 정우성은 “수혁의 전사 부분인데. 전사는 원래 없었다. 촬영을 해놓고 전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했다. 수혁이 어떤 폭력의 세상에 있었는지 임팩트있게 보여주고 싶어서 생각을 해봤다. 어떤 공간에서 싸울 때 어둠을 이용하고, 수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게 뭘까 했다. 그 생각에서 플래시 액션을 생각했다”라며 “호텔 로비신은 수혁이가 갖고 있는 딜레마의 연장이었다”라고 짚었다.
정우성은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함께하는 거에 대해 결정을 내려준 배우들이라 감사하다. 박유나 씨는 오디션을 봐서 됐다고 하지만, 오디션을 봤어도 ‘아~ 저 안할래요’ 할 수도 있는 거다. 각자 입장에서의 선택이니까 너무 감사했다. 내가 현장에서 어려움은 동료 배우로서 유대 관계, 동료 배우로서의 여태까지 대했던 정우성, 김남길, 김준한이 있을 거 아니냐. 유나씨는 현장이 처음이었고. 감독으로서의 입장의 변화된 상태에서 이 상황에 처음 놓이는 거지 않나. 여태까지 바라봤던 정우성의 이미지를 싹 다 지우게 하고 싶었다. 그냥 감독으로서 서로 소통이 원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그거는 사실 어려운 거다. 그런데 나름 노력을 하고 그렇게 대하려고 했는데 그런 나를 신뢰하고 이해하고 받아 들여준 소중한 배우분들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들을 받아주는 선배님들은 우성이형뿐이었고, 다른 누나나 형들 중에는 불편해하기도 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 분들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고 자아성찰을 했다. 또한 “시나리오 안에서 보여주는 캐릭터가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상황도 수혁이가 갖고 가는 상황은 되게 진지하고 무거운데 그 안에서 우진이가 흐름을 깨는 게 아닐까. 너무 우진이만 그런 캐릭터이기는 하나 너무 어울려지지 않고 독단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했다. 현장에서 정우성 감독님이 ‘믿어라. 이건 이 영화에서 흔히 이야기하면 우진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방법이고, 이 영화에 어떻게 보면 잠깐 쉬어가는 밸런스적인 느낌들’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현장에서 그걸 믿고 간 게 우진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정우성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우진과 진아(박유나 분)의 케미 역시 관전 포인트. 김남길은 “유나의 입장에서 많이 따라갔다. 유나가 정적으로 잘 잡아줬고, 나는 동적으로 튀거나 하는 걸 유나가 눌러주고 끌고가는 걸 잘 해줘서 밸런스가 잘 맞았다”라고 답했다.
박유나는 “남길 선배님이랑 촬영을 하게 돼서 참 영광이었다.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좀 어렵더라. 또래면 친해지면서 편하게 할 수 있겠는데, 워낙 대선배셔서 말을 쉽사리 못 건넸다.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주셔서 장난도 많이 걸어주셔서 나중에서야 좀 풀어져서 장난도 받아주고 쳤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성준 역의 김준한은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선사한다. 엔딩에서도 회심의 한마디로 극장 안을 빵 터트렸다. 김준한은 그 대사의 아이디어가 정우성의 아이디어였음을 공개했다. 그는 “마지막 장면 같은 경우는 촬영 당일에 감독님께서 그 말을 해보면 어떠냐고 제안해주신 대사였다. 성준으로서 연기를 하고 있던 중이고, 성준이의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너무 좋은 거다. 나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을 하고 연기를 한 건데 어떤 성준의 개인적인 아픔이랄까. 물론 마음이 갈만한 인물은 아니겠지만서도, 본인이 가진 아픔, 외로움도 묻어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면서 블랙코미디적인 부분이 있어서 배우로서 재밌게 촬영을 했다”라고 밝혔다.
감독 정우성과 관련해 김남길은 “내가 느낀 정우성 감독님은 현장에서는 되게 명쾌했었다. 이게 사실 초반에는 숨막힐 것 같았다는 예상이 있었는데 초반에는 그 생각을 많이 가져갔다. 연기적으로 호흡을 알고 연출하는 분들이 일반 연출만 하는 게 아니라 배우도 하신 분이라, 연출을) 할 때 얼마나 자유롭게 놀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서 되게 편하게 해주셨고, 호흡을 알고 디렉션을 주시다 보니까 애매모호하게보다 명확하게 가야될 길을 이야기해주셨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내가 굉장히 많이 위안을 받았다고 생각한 게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데 모니터를 보러 오라고 하면서 ‘뭐가 느껴졌냐’라고 물으시고 ‘왜 배려를 하면서 연기를 하냐’라고 하셨다. 배려를 하며 연기를 하고, 우리는 프로로 모인 바닥이지 않냐. 감독님께서 ‘어떤 부분은 네가 이기적으로 해도 될 것 같다. 내가 너를 끌고가는 것까지 맞춰 줄 필요가 없다.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다 프로니까 너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도 될 것 같다’라고 해주는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이기적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모든 현장을 이기적으로 했다. 농담이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연출이 없었는데 너무 좋았다”라고 극찬했다.
김준한은 “호텔 내부 차량 액션도 그렇고 플래시 액션 같은 것들을 현장에서 다 직접 봤다. 그걸 보면서 ‘이야~ 정말 대한민국에 보물 같은 액션 장인이시다. 나는 이번 생에는 저게 힘들겠구나’ 하는 어떤 행복과 기쁨, 절망을 함께 느꼈다. 그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좀 항시 액션에 대한 공부와 준비를 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준비됐다고 느꼈다. 차량 액션도 직접 하셨다. 무술팀도 다같이 놀란 기억이 난다”라고 정우성의 액션에 감탄했다.
박유나는 “이 영화를 오디션 통해서 들어오게 됐다. 솔직히 1차 오디션 때부터 감독님이 오실 줄 모르고 안경을 쓰고 갔다. 원래 라섹 수술을 하게 되면 일주일 전에 렌즈를 끼면 안돼서 흐린 눈으로 갔는데, 감독님이 갑자기 오셔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긴장하고 연기했는데, 오디션장에서 친절하게 해주시고 나긋나긋하게 말해주시고, 촬영할 때도 모니터 할 때도 ‘진아야 어땠어’ 이렇게 말해주셨다. 모니터 찍을 때 마다 ‘어땠니~’ 해주셔서 편하게 했다”라고 고마워했다.
김남길은 정우성에게서 발견한 의외의 모습도 공개했다. 그는 “정우성 형은 인간미가 없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평상시에도 그러면 항상 바다 같고, 다 받아주고, 친절하고, 애티튜드가 너무 좋다. 이 영화의 예산이 너무 크지 않은 예산에도 그거를 되게 디테일하게 다 쪼개서 운용을 잘하셨다고 생각이 든다. 다른 쪽에서 여러분이 모르는 모습은, 현장에서보다 오늘과 해외에서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일 때 내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라며 “관객들한테 영화를 보여주는데 ‘정우성도 떠는구나. 긴장하는구나’ 했다. 대선배님이기도 하고 우성이형의 영화를 보고, 우성이형의 시대를 살아오고 하면서 꿈을 꾸기도 했는데, 형이 극장에 들어갔을 때 편하게 즐기시지 못하더라. 계속 움직이시고 꼼지락대시고 물 드시고. ‘이 형이 왜 이렇게 산만한가’ 했다. 이런 오픈되는 공간, 작품이 오픈하는데 배우로서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떠는구나 하고 인간미가 있는 감독님, 형이구나하는 의외성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자양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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