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채 상병 사건' 조사본부서 재검토…수사단장과는 진실공방(종합)

옥승욱 기자 2023. 8.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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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조사본부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 검토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결과에는 관련자들의 과실이 나열돼 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또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사망사건 관련 이첩시기 연기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 있다"며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문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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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장관, 국방부 조사본부 이관해 재검토 지시
사건이첩 대기 명령 놓고 국방부와 해병대 수사단장 '엇갈린 주장'
조사본부 재수사 결과 해병대와 다를 경우 유족들 강한 반발 예상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고 채수근 해병대 상병의 안장식이 22일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2023.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방부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조사본부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태와 관련해 서로 엇갈린 주장이 나오면서 진실공방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를 통해 "국방부 장관은 고 채 상병 사망사건을 오늘부로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고 법령에 따라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법적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판단하고, 그동안 해당 내용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검토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결과에는 관련자들의 과실이 나열돼 있다. 그러나 과실과 사망 간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이에 국방부는 관련자들의 범죄 혐의 인정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중대한 군기 위반행위로 수사단장이 보직해임된 해병대 수사단이 사망사건 및 이첩업무 처리를 계속하기에는 제한 사항이 있다고 봤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장관은 이 보고서를 결재까지 끝냈다.

하지만 다음날인 31일 이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앞두고 해병대 지휘부에 이첩을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이러한 지시를 해병대 수사단장인 A대령에게 전달했으나 A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 측 주장이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 8일 오전 해병대사령부에서 정종범 부사령관을 심의위원장으로 하는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고 A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포항=뉴시스] 이무열 기자 =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엄수된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채 상병은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2023.07.22. lmy@newsis.com

해병대 수사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건을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했고, 장관의 이첩대기 명령은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A대령은 "사건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적극 수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결과 사단장 등 혐의자 8명의 업무상 과실을 확인했다"며 "경찰해 이첩하겠다는 내용을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A대령은 "국방부 장관 보고 이후 경찰에 사건이첩 시 까지 그 누구로부터도 장관의 이첩 대기명령을 직·간접적으로 들은 사실이 없다"면서도 "다만 법무관리관의 개인의견과 차관의 문자내용만 전달받았을 뿐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 가까운 해병대 생활을 하면서 군인으로서 명예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항상 정정당당하게 처신하려고 노력했다"며 "해병대는 정의와 정직을 목숨처럼 생각하는데 그러한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차관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며 "장관의 지시를 구두로 중간에 전달한 사안은 있다"고 반박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또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사망사건 관련 이첩시기 연기에 대해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 있다"며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문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사실상 재수사에 나서면서 해병대 수사단이 내놓은 결과와는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당장 고 채수근 상병 유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해병대 수사단은 이번 조사를 마무리하고 고 채수근 상병 유족들에게도 결과를 설명했다. 유족들 또한 해병대 수사단이 내놓은 결과를 신뢰했다. 하지만 조사본부가 내놓은 결과가 달라진다면 유족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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