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가뭄 적셔 준 62.4t의 사랑…빈 페트병도 에코백으로 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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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주민들은 지난해 말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빗물을 받아 쓰고 먹는 물도 아껴야 했다.
전남도가 작성한 '완도군 가뭄 대응 기부 생수 페트병 재순환 계획 보고' 문서를 보면, 지난해 1분기 완도에서 한달 평균 수거한 폐페트병은 2.7t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9.5t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라남도는 수거량을 늘리기 위해 빈 페트병을 넣으면 10원씩 적립해 2천원이 되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원로봇회수기 등을 완도 일대에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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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주민들은 지난해 말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빗물을 받아 쓰고 먹는 물도 아껴야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생수 기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가뭄이 끝나자 완도군은 고민에 빠졌다. 쓰고 남은 생수병 처리 문제였다.
완도군의 생수병 고민이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나왔다. 전남도는 “완도군과 의류·산업용 섬유 제조 회사인 효성티앤씨와 업무협약을 맺어 완도에서 발생한 폐페트병을 재생섬유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재활용업체에 맡겼던 폐페트병을 새활용(업사이클링)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완도군이 섬 지역 등에서 폐페트병을 모으면 협력업체의 세척, 분쇄 과정을 거쳐 효성티앤씨가 재생섬유를 생산한다. 이 섬유를 이용해 작업 조끼, 에코백, 보냉가방 등을 만들면 전라남도가 다시 구매해 활용하게 된다.
완도군은 지난해 누적 강수량이 최근 10년 연평균 강수량의 53% 정도밖에 되지 않는 등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노화읍 넙도, 소안도, 금일도 등에서는 일주일에 1~2일만 급수하는 제한단수를 시행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의 자매결연 지자체와 사회단체, 기업 등으로부터 생수병 기부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40개 기관·단체에서 500㎖, 2ℓ 등 194만9415병을 보냈다. 무게로는 62.4t에 달했다.
하지만 폐페트병 수도 덩달아 늘었다. 전남도가 작성한 ‘완도군 가뭄 대응 기부 생수 페트병 재순환 계획 보고’ 문서를 보면, 지난해 1분기 완도에서 한달 평균 수거한 폐페트병은 2.7t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9.5t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완도군에서 수거된 폐페트병은 모두 272만5천여개였다.
전라남도는 수거량을 늘리기 위해 빈 페트병을 넣으면 10원씩 적립해 2천원이 되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원로봇회수기 등을 완도 일대에 설치한다. 최대일 전남도 환경정책과 자원순환팀 주무관은 “섬은 운반비 때문에 빈 페트병 회수가 쉽지 않아 바다 쓰레기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추후 예산을 확보해 재생섬유로 만든 제품을 공공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임경숙 목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빈 페트병이 썩지 않은 쓰레기로 남는 것보다는 섬유로 재활용하는 방법이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제거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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