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먹구름, 2분기 3N 중 넥슨만 날았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중 넥슨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신작 가뭄 등으로 고전하는 사이 독보적인 1강 체제를 굳힌 모습이다. 구작과 신작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넥슨은 올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을 받은 엔씨소프트는 체력 개선을 위한 시스템 점검에 돌입한다. 가장 많은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를 거머쥔 넷마블은 신작을 쏟아내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이변이 없는 한 넥슨은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3N에서 1N으로 게임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넥슨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9028억원, 영업이익이 264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22% 늘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영업이익을 합쳐도 넥슨을 따라잡지 못한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891억원, 영업이익은 802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25%, 37% 성장한 것이다. ‘피파(FIFA) 온라인 4’와 ‘FIFA 모바일’ 등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축구 게임과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히트(HIT)2’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세계 곳곳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넥슨은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출시 지연과 리니지 라이크(리니지류) 경쟁작이 잇따르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353억원에 그쳐 71.3% 급감했다. 매출은 4402억원으로 30%, 순이익은 305억원으로 74.3% 줄었다.
2021년 출시 이래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 ‘리니지W’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4%) 났다.
엔씨소프트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중에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많이 나오면서 우리의 지식재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존에 해왔던 MMORPG를 벗어난 새로운 장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모바일 게임 4종의 신작 출시 일정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경영진의 부족함도 인정했다. 홍 CFO는 “신작을 속도감 있게 출시하려면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역량과 누적된 경험, 둘을 합쳐 성과를 내는 전략이 필요한데, 세 가지 역량에서 부족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전사적인 프로세스 점검을 시행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넷마블은 6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빨간불’이 켜졌다. 넷마블은 2분기 영업손실이 372억원으로, 전년(347억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매출도 6033억원으로 8.7% 감소했다. 하반기 신작 출시를 앞두고 늘어난 마케팅비와 인력조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 등 일시적 비용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다만 지난달 말 출시한 ‘신의탑: 새로운 세계’가 넷마블 신작으로는 1년여만에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해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넷마블은 조만간 ‘아스달 연대기’ 등 글로벌 신작 7종을 출시하고, 중국에서도 ‘일곱개의 대죄’ 등 3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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