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7배' 해상풍력 단가, 전기료 폭탄 뇌관
3년만에 무려 52%나 올라
발전원 중 가장 비싸지만
2036년까지 240배 늘어나
결국 한전 비용부담 눈덩이
"해상풍력 인센티브 조정을"
해상풍력의 전력 판매단가가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력발전의 판매단가를 7배 이상 웃도는 가격이다. 그만큼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이 비싸게 사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에너지 정책에 따라 향후 해상풍력은 빠르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한전의 비용 압박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남해 해상풍력의 올해 1분기 전력 판매단가는 1kwh당 357원으로 조사됐다. 전력을 생산한 첫해인 2020년(234원)과 비교해 52% 상승한 것이다. 서남해 해상풍력을 운영하는 한국해상풍력(주)의 실적도 같은 기간 크게 성장했다. 2020년 268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525억원까지 불어났고 올해 1분기에는 146억원으로 2020년 1년치의 절반을 넘어섰다.
서남해 해상풍력의 전력 판매단가는 다른 발전원과 비교해 유독 높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원전의 전력 판매단가는 1kwh당 46원에 불과하다. 또 다른 기저발전인 석탄발전(160원)과 LNG발전(279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태양광과 풍력을 합산한 재생에너지(197원)보다도 2배 가까이 높다. 해상풍력의 전력 판매단가가 다른 발전원보다 월등히 비싼 이유는 해상풍력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의 가중치를 많이 부여하기 때문이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이행하는 기업들이 주로 구입한다.
해상풍력은 REC 가중치로 기본 2.5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연계거리와 수심에 따라 가중치가 추가된다. 서남해 해상풍력은 REC 가중치가 2.8이다. 100㎾ 미만인 소규모 태양광의 REC 가중치(1.2)보다 2배 이상 크다. 통상 재생에너지로 전기 1㎿를 생산하면 1REC가 발급되는데, 서남해 해상풍력의 경우 2.8REC를 받는다. 현재 1REC의 가격이 약 7만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REC로 약 20만7000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2021년 7월 당시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REC 가중치를 확대했다.
문제는 해상풍력이 앞으로 빠르게 확대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지난 1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6년 전력 구성(에너지믹스)상 신재생에너지의 설비용량은 108GW(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30GW 정도를 해상풍력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해상풍력의 설비용량이 124.5㎿인 점을 감안하면 2036년까지 240배 늘어나는 셈이다.
해상풍력 증가는 한전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한전이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322kwh)을 모두 해상풍력으로 구입한다면 약 11만5000원을 구매대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금액은 5만원 안팎이다.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 없이는 6만5000원을 고스란히 밑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등을 감안해 해상풍력에 REC 가중치를 과하게 부여하는 현 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REC 가중치를 높여 태양광·풍력발전을 보급하는 데에만 집중해왔다"고 지적했다.
[송광섭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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