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울고’ 중소형주 ‘웃고’…잘나가는 화장품주 살펴보니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8. 9.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화장품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제품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소형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올해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형주가 중국 시장 부진으로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의 고객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맥스 주가는 올초 7만3000원에서 이날 10만4000원으로 40.35% 상승했다. 올 들어 한국콜마(20.19%), 씨앤씨인터내셔널(79.93%), 클리오(17.53%), 코스메카코리아(179.02%) 등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주가가 각각 11.93%, 39.13% 빠진 것과 대조된다.

주가가 상승한 상장사 중 클리오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중소형 브랜드사의 화장품을 위탁 생산하는 ODM·OEM 업체다.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인디브랜드에 대한 수요 증가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성비 높은 인디브랜드 제품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메카코리아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뛰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오는 1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84.3% 증가한 317억원이다. 한국콜마의 2분기 영업이익은 19.94% 증가한 403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화장품 대기업들은 2분기 증권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LG생활건강은 중국 소비 회복 지연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ODM·OEM 업체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진단하며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코스맥스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삼성증권(11만3000원→13만3000원), NH투자증권(11만5000원→12만5000원) 등이다. 한국콜마는 삼성증권(4만8000원→5만5000원), DB금융투자(5만2000원→6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경우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높였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상반기 누계 수주량 6000만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미국 인디브랜드 고객”이라며 “미국 주요 고객 2개사의 매출 비중은 약 30%로 하반기에도 현재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많은 ODM 업체가 공통적으로 올해 들어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인 배경에는 세계적인 중소형 브랜드, 인디 브랜드에 대한 수요 증가가 있다”며 “이커머스와 멀티브랜드숍 채널의 부상으로 신규 브랜드 진입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력이 위축되며 합리적 소비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