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구 매천시장 화재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 입건…스프링클러 물 공급 막은 혐의

지난해 10월 25일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불이 난 모습. 소방청 제공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와 관련해 당시 시장 관리사무소 직원 등을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A동 일부 구역에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잠가 화재 당시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재 당시 A동의 천장에는 면적 3.25m마다 1대씩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화재감지기에 불이 감지되면 물이 자동 공급되는데 용수 공급 밸브가 잠겨있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피해 상인들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입건된 당사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스프링클러 수리를 위해 물을 공급하는 밸브를 차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밸브를 잠그고 스프링클러를 수리하는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월 도매시장 관리사무소와 소방시설 수리를 맡은 외부 용역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여 확보한 PC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해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릴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