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용’ KBS·MBC 이사 임명 강행…“보고 절차 없이 밀어붙여”

안영춘 2023. 8. 9. 17: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KBS) 이사에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추천하고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차기환 변호사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방송과 방문진 보궐 이사 추천과 임명에 관한 의결 안건이 일언반구도 없이 보고 절차를 생략한 채 상정됐다"며 "여야 추천 몫에 대한 해석도 못한 채 몽땅 여당에서 추천하겠다는 무모한 논리는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 알 수 없지만 두 안건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7월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KBS) 이사에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추천하고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차기환 변호사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은 야당 추천인 김현 상임위원이 절차 등을 문제 삼아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정부·여당 추천 김효재 상임위원(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 두 사람만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은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김기중 이사의 해임 절차도 밀어붙이고 있다.

차기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이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 2020년 티브이(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해임된 윤석년 전 한국방송 이사의 후임이고, 차 변호사는 최근 자진 사퇴한 임정환 전 방문진 이사의 후임이다. 서 전 재판관은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차 변호사는 방통위가 직접 임명한다. 야당 추천으로 분류되는 윤 전 이사 자리에 서 전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면, 한국방송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4 대 7에서 5 대 6으로 바뀌게 된다. 방문진의 여야 구도는 일단 3 대 6을 유지한다.

그러나 정부·여당 방통위원들은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의 해임 제청안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의 해임안 처리 강행을 벼르고 있어, 두 이사회의 여야 구도가 각각 6 대 5, 5 대 4로 뒤집힐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사회 구도 변경이 현실화하면 김의철 한국방송 사장과 안형준 문화방송 사장 교체가 시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방통위가 방송 장악에 나선 윤석열 정권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방송과 방문진 보궐 이사 추천과 임명에 관한 의결 안건이 일언반구도 없이 보고 절차를 생략한 채 상정됐다”며 “여야 추천 몫에 대한 해석도 못한 채 몽땅 여당에서 추천하겠다는 무모한 논리는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 알 수 없지만 두 안건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3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에서 시작된 방통위와 두 공영방송 이사회 여야 구도 변경 과정은 절차적 합법성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위원장은 면직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안영춘 최성진 강재구 기자 jon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