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공포'인데···여야 '사후法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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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에 이어 서현역에서도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는 등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회도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처벌 수위를 높여 흉악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고 상당수 가해자들이 갖고 있던 정신 질환을 사전에 관리해 더 큰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21대 국회 들어 흉악 범죄자들이 앓고 있던 중증 정신 질환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내용의 정신건강증진법 개정안도 30건 가까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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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증진법' 등도 목소리
공감대 속 조속 심사 관측되지만
이슈 맞춤 반짝 법안 계류 많아
또 장기간 '낮잠' 빠질라 우려도
신림역에 이어 서현역에서도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는 등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회도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처벌 수위를 높여 흉악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고 상당수 가해자들이 갖고 있던 정신 질환을 사전에 관리해 더 큰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관련 법안을 쏟아내는 ‘사후 약방문’식 대처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낮아지면 시류에 맞춰 ‘반짝 발의’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하는 상황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9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무기징역·금고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 요건을 현행 복역 기간 20년에서 25년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 의원은 “무기징역을 받은 강력 범죄자 중에서도 가석방돼 사회로 돌아오는 사람이 매년 10명 이상”이라며 “사형 집행이 어렵다면 가석방 없는, 절대적 무기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수영·김예지·윤창현 등 국민의힘 의원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제안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여야가 흉악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았다. 민주당에서는 서영교 의원이 지난달 28일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함께 참여한 만큼 속도감 있는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정유정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이 일어나자 당정은 6월 중대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확대하는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머그샷법’으로 불리는 ‘특정 강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피의자의 최근 30일 이내 모습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특정 이슈가 불거질 때 ‘반짝’ 입법을 논의하고 사회적 관심도가 떨어지면 법안도 방치되는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같은 법안은 지금처럼 흉악범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국회 통과가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결국에는 이를 현실화할 정치적 결단력과 추진력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1대 국회 들어 흉악 범죄자들이 앓고 있던 중증 정신 질환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내용의 정신건강증진법 개정안도 30건 가까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계류된 상태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흉악 범죄의 사전 예방 차원에서 사법입원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을 받고 빠른 치료를 통해 악화를 막는 것이 첫 번째”라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신속하게 심리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이 갖춰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서현역 사건 피의자도 조현병 진단을 받았지만 3년 전 치료를 스스로 중단하면서 병이 악화해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게 됐다”며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중증 정신 질환자들의 병세 악화를 사전에 예방하고 보호자의 보호 의무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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