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우 위해 써주세요" 세상 떠난 30대 여성, 부의금 기부

화순전남대병원서 투병 중 세상 떠난 조아라씨 유언

암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고 조아라씨가 화순전남대병원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장례비를 기부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화순전남대병원 제공) 2023.8.9/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암으로 세상을 떠난 30대 여성이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부의금을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암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난 30대 여성 고 조아라씨의 가족들이 최근 병원 측에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조씨가 살아생전 남긴 유언에 의해 마련된 것이다.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조씨는 지난해 미국 MBA 유학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서울에서 치료를 받던 그는 올해 3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으로 전원해 항암 치료를 이어갔다.

그러나 조씨와 의료진은 더 이상의 적극적 항암 치료는 어렵다고 판단, 지난 4월부터 완화의료병동에서 본인의 삶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뜻깊은 시간을 보내던 고인은 본인의 장례식에 연락할 명단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병원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처럼 생전에 친구들을 모두 보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병원 측은 조씨의 소원을 위해 친구와 지인들을 모두 병원으로 초대해 생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

조씨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내 부의금 일부를 소아암 환우를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고, 유족들은 조씨의 유언을 지켰다.

고인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치료받는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에, 자신의 부의금 중 일부를 소아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며 "또 정성껏 치료해준 심현정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자 화순전남대병원에 전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용연 병원장은 "치료받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것인데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 대단하다.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기부해주신 선물은 소아암 환아들의 치료와 회복, 그리고 일상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