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구하기, 결국 믿을 건 기업이었다 [사설]

2023. 8. 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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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던 '새만금 잼버리' 참가자들이 전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들이 숙소와 체험 행사를 지원하며 구원투수로 나선 덕분에 새만금 잼버리가 한국의 잼버리로 치러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대회 초기부터 잼버리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 지원의 물꼬를 튼 것은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개영식 직후 현지 인프라 부족이 알려지자 양산과 생수를 5만개씩 새만금에 보냈다. 가장 큰 문제였던 화장실 개선을 위해 삼성·현대차·현대중공업·GS그룹은 간이화장실과 인력을 현장에 지원했다. 삼성병원 의료지원단도 파견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기업 후원 물품은 생수 148만병, 얼음 5만t, 아이스크림 28만개, 빵 24만개에 달한다.

태풍 탓에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에서 철수하자, 이번에도 기업들이 나섰다. 156개국 3만6000여 명의 숙소 제공에 삼성,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GS, 대한항공, 코오롱,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동참했다. 반도체·자동차 생산시설과 연구소 견학, 전통문화 체험, 공연·박물관 관람 프로그램도 제공됐다. 예정된 잼버리 체험을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을 기업 견학과 한국 문화 체험 등으로 달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믿을 건 결국 기업이었다. 위기 때 기업이 해법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요소수 사태 때 각국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급한 불을 끈 것도 기업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마스크 대란과 백신 부족의 해결사로 나선 것도 기업이었다. 잼버리 관련 뉴스에 '기업들이 애국한다' '삼성, 현대차 훌륭하다' 같은 댓글이 이어지면서 반기업 정서도 누그러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세계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 기후변화 등 여파로 기업 부담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아쉬울 때만 기업에 손을 내밀 것이 아니다. 기업을 파트너로 여기고 국가대표로 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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