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믿지 마세요"... 돈 주고 마음 주고 '로맨스 스캠의 덫'
70대 남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나에 거주하는 종교인 B씨와 1년간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올해 초 B씨는 국내 복지 투자를 위해 3천500만달러와 금괴 60kg이 든 가방을 한국에 보냈는데, 세관 통관 과정에서 막혔다며 A씨에게 통관수수료 2천900달러를 요구했다.
A씨는 의심 없이 돈을 보냈고, B씨가 2차로 요구한 1천만원까지 추가로 송금했다. 그러나 A씨는 B씨가 추가로 또 다시 돈을 요구하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8일 지인 2명과 함께 인천공항세관을 방문한 A씨는 그때서야 사기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친분을 맺고 돈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자신이 받기로 한 물품이 세관에 압류 됐는지를 확인하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올해 들어 1일 1~2건 정도 물품 압류를 진위 여부를 묻는 전화문의가 지속적으로 오고 있고, 1달에 1번 정도는 직접 찾아와 물어보는 민원인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직접 찾아오는 경우는 이미 사기를 당해 1차로 돈을 보낸 뒤 2차 송금을 앞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들어 ‘로맨스 스캠’으로 파악하는 세관통관 사기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Romance’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Scam’의 합성어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친분을 쌓은 후 돈을 가로채는 금전사기 수법을 뜻한다.
인천공항세관은 과거 파병군인이나 기자, 외교관 등을 사칭하는 사례가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종교인을 가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에도 30대 남성 C씨가 SNS를 통해 수개월간 알고 지낸 D씨에게 통관 수수료로 300만원을 보낸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C씨와 결혼을 약속한 D씨는 예식 준비를 위해 달러와 예물이 든 가방을 한국으로 발송했는데,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돈을 요구했다. 이후 D씨가 1천만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C씨가 세관에 확인하면서 사기가 들통났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수입물품 통관 관련 사기를 의심한다면 상대방에게 택배 운송장번호를 요청해 물품을 조회해야 한다”며 “신종 사기수법과 대처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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