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약발…릴리·노보노디스크 날았다

노유정 2023. 8. 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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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사상 최고가'
'위고비' 심혈관 질환 20% 줄여
보험 적용 땐 판매 증가 기대
일라이릴리 '마운자로'가 효자
2분기 매출 28% 늘며 好실적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노디스크가 8일(현지시간) 자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위고비가 심혈관 치료제로 인정받으면 보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러면 환자의 실제 부담액이 줄어 처방이 급증하게 된다. 비만 치료제가 제약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비만 치료 효과가 있는 치료제 ‘마운자로’를 보유한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 등도 함께 주목받았다.

 ○위고비가 끌어올린 노보노디스크 주가


이날 뉴욕증시에서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전날보다 17.23% 상승한 189.17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장중 한때 19%까지 뛰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4230억달러(약 558조원)로, 상장한 유럽 기업 가운데 프랑스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이어 2위다. LVMH 시총(4420억달러·약 583조원)과의 격차를 이날 크게 줄였다.

노보노디스크는 임상시험 결과 위고비 복용 환자가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비복용 환자 대비 20% 적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18년부터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고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으로 비만인 45세 이상 성인 1만7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1주일에 한 번 위고비와 위약을 투여한 실험군을 비교한 결과,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혈관에 따른 사망 위험이 위약 투여군보다 20% 적은 것으로 입증됐다. 연구 목표(위험 최소 17% 감소)보다 좋은 결과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과 유럽에서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도 승인해 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되면 노보노디스크의 실적이 급증할 수 있다.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인정되면 보험 적용 대상 약물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럴 경우 환자의 부담액이 줄어들어 처방이 늘어날 수 있다. 그동안 비만치료제 시장 확장의 걸림돌로 꼽혔던 비싼 약값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위고비의 현재 가격은 한 달 복용량 기준으로 1350달러(약 175만원)가량이다. 다만 위고비는 메스꺼움, 설사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보건당국은 최근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이 우울증,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을 겪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비만 테마주’ 동반 상승

같은 날 세계 바이오주 가운데 시총으로 1위인 미국 일라이릴리 주가도 14.87% 급등했다. 이 회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위고비와 비슷한 비만 치료 효과가 있어 노보노디스크와 함께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도 마운자로가 비만한 성인의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혈관 질환의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는지를 연구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일라이릴리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를 ‘투자자들이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비슷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추측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일라이릴리가 호실적을 공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라이릴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8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뇨병 치료제 등 판매 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시장 추정치는 75억8000만달러였다. 순이익은 17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증했다.

다른 비만 치료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바이킹테라퓨틱스는 11.88%, WW인터내셔널은 12.64% 올랐다.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지방간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WW인터내셔널은 식단 관리 등 체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770억달러(약 101조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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