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발 ‘수도권 위기론’에 여당 내 공감대…일각 “혁신위 출범해야”
신평 변호사가 쏘아올린 ‘수도권 위기론’이 국민의힘을 뒤흔들고 있다.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계는 위기론의 실체를 부인하다 못해 신 변호사 개인까지 몰아세웠지만 당내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하나둘 나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인물 영입 주장부터 중도 확장론까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백가쟁명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신 변호사 발언을 언급하며 “이런 발언이 나오기까지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집권당이 정부에 목소리를 내면서도 필요한 정책 추진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과 원팀으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는데 대통령실 대변인 수준으로 위상과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문재인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실망스럽다. 집권당의 책임을 회피하고 정권 교체를 갈망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태도”라고 여당의 미약한 존재감과 집권여당답지 못한 책임감 부재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며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사람이 없다”며 수도권 위기설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헛발질을 해도 여당이 전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민심이 이반됐다는 증거”라며 “(한국)갤럽을 포함해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여당을 뽑겠다는 의견보다 작게는 10%(포인트)에서 많게는 20%(포인트)까지 더 많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지금) 민주당은 가장 어려운 상황이고 우리 당은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비슷하다”며 “총선에서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는 현실적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인 김성태 전 의원도 “현재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조금 앞서는 부분이 있지만 이걸로 당장 총선을 하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총선 승리 발언을 주저했다.
위기 상황이란 진단은 같았지만 해법은 달랐다. 김 전 의원은 “당 사무총장도 다양한 인재 영입 방안을 시도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윤석열 정부에 좋은 인적 자원이 있다면 집권당의 총선 자원으로서 한동훈(법무부 장관)을 굳이 외면할 이유는 없다”며 인물 차출 주장을 내놨다.
안 의원은 “당이라는 것이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그리고 보수와 중도가 아울러져야 승리할 수 있다”며 당 비주류 포용과 중도 확장을 언급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선거 전략이랍시고 중도 확장한다는데 실체가 별로 없다”며 “중도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당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중도라고 (불리는) 상대방의 전략을 베끼거나 정체성 없이 흘러가는 것은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중도층, 2030세대 등 중요 유권자가 지지할 수 있는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다른 진짜 혁신위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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