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곡물업체, 대중 보리수출 재개…中 반덤핑 관세 철회 5일만

CBH그레인 등 2곳, 행정절차 매듭……코로나19로 경색된 관계 해소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촬영한 보리밭. 2020.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정윤영 기자 = 호주 최대 곡물업체가 9일 대(對)중국 보리수출을 재개했다. 중국이 3년간 호주산 보리에 부과했던 반덤핑 관세를 폐지한 지 5일 만에 중국 수출길이 열린 것으로 코로나19로 경색된 양국 관계가 최근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 곡물업체 CBH그레인은 이날 중국 정부로부터 보리 수출을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호주 무역부와 농업부도 이날 공동 성명문을 내고 CBH그레인, 에메랄드그레인오스트레일리아 등 곡물업체 2곳이 중국과의 보리무역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두 수출업체의 복권은 양국 간 전문적인 논의가 이어진 결과"라며 "중국과의 관계 안정화를 위한 또 다른 긍정적인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일 자국 보리 시장 변화를 이유로 호주산 보리 수입품에 매겨온 반덤핑 관세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반덤핑 관세는 자국 산업이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되는 제품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불공정 무역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부과되는 관세다.

호주와 중국 간 무역분쟁은 호주가 코로나19 발병 원인 규명을 중국에 요구하면서 2020년 4월 시작됐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호주산 보리에 대해 80.5%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호주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호주에서 친중 성향의 노동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양국은 3년 만에 관계 개선에 진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양국이 5년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호주는 WTO 제소를 중단하고 중국은 관세를 재검토하기로 밝히면서 무역 분쟁은 해소 조짐을 보였다. 중국이 호주산 보리에 대한 관세를 적용하기 직전, 호주의 연간 대중 보리 수출액은 15억호주달러(약 1조3000억원)에서 20억호주달러(약 1조 7000억원)로 추산된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