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논란…축소·은폐?

정창화 2023. 8.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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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민/ 변호사(前 군 법무관)
# 국방부 장관 결재에도 번복?
"장관 결재 따라 이행하는 과정서 최초 결정 번복…압력 행사 된 듯한 정황"
# "절차에 따라 넘겨" VS "넘기지 말라 지시"?
"검사 공소장 제출 후에는 법원 권한이듯 서류 이첩후엔 회수할 수 있는 규정 없어"
# 국방부 법무관리관·차관, 해병대 수사단장에 구두·문자?
"모든 지시는 문서로 하도록 돼 있어…형식 이상하고 실질도 해괴"
# 국가안보실, 브리핑 내용 대통령실에 보고?
"안보실, 보고 받아 내용 파악 후 개입?…지휘권 자체가 없어 사실이라면 매우 잘못된 것"

■ 방송시간 : 8월 9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김정민 / 변호사(前 군 법무관)


https://youtube.com/live/LbWHMAvKRsU

◎이재석: 수해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하다가 순직한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이번 사고를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했고 법에 따라서 수사 내용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게 상부 지시를 어긴 항명이다, 이러면서 군 당국이 그 해병대 수사단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보직 해임이라고 하죠. 물러난 그 수사단장은 해병대 정신으로 떳떳하게 수사했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해병대 사단장 등 지휘부도 이번에 법적 책임이 있다는 그 조사 내용을 문제 삼아서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그 해당 수사단장을 내쫓은 거 아니냐, 이런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내용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군 법무관 출신이고 군 사건을 많이 맡으신 분이죠. 김정민 변호사, 제 옆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정민: 안녕하세요?

◎이재석: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을 저희가 잠깐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는데 그걸 보고 나서 인터뷰를 좀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볼까요? 7월 20일이죠. 채수근 상병이 순직했습니다. 7월 30일에 조사를 해야 되니까 해병대 수사단장이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이런 내용으로 경찰로 이번 사건을 넘기겠다고 상부에 보고를 했습니다. 왜 군 문제인데 경찰로 넘기는지는 잠시 뒤에 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이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국가안보실 요청으로 다음 날 있을 언론 브리핑 내용을 대통령실에 보고를 합니다, 넘겼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 그 예고됐던 언론 브리핑이 돌연 취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8월 2일에 이번에 그 사건을 조사한 수사단장이, 해병대 수사단장이죠? 대령인데요. 경찰에 자료를 이첩했고 8일에 해병대 사령부는 책임을 물으면서 그 수사단장을 보직 해임했습니다. 그러니까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런 말입니다. 이렇게 지금 저희가 정리를 했는데요. 핵심이요, 결국에는, 물론 우리가 차근차근 다 짚어보겠지만. 지금 보면 국방부 장관한테 이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 해당 수사단장, 대령이죠, 대령? 그런데 국방부 장관한테 결재까지 받았는데 이게 다시 뒤집힌 꼴이 됐어요.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정민: 예, 맞습니다. 장관에게 결재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장관의 결재에 따라 이행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제 최초 결정이 번복되고 일종의 압력이 행사된 것 같은 그런 정황이죠.

◎이재석: 그런데 이제 시청자분들 가운데에서는 이제 군인들의 문제인데 저거를 왜 경찰로 이첩해야 하는가, 그 부분을 좀 궁금해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잠깐 이 부분 먼저 짚어보고 넘어가죠.

▼김정민: 이제 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두 여기 절차가 진행이 되는데요. 포괄적인 변사 사건 조사도 있고 사망 사고와 관련된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형사 사건도 진행이 되는데요. 과거에는 이 둘 다를 군에서 했는데, 최근 군사법원법이 개정되면서 이제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민간 법원에서 관할하게 돼 있고 또 그래서 수사를 자연스럽게 일반 경찰에서 하도록 돼 있는데, 자료 자체가 이제 일반 경찰에 없다 보니까 이첩 형태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이재석: 그럼 지금 나오고 있는 게 개정 군사법원법이라는 건데, 그러니까 저 내용입니까? 성폭력 범죄라든가 사망 사건의 원인을 따지는.

▼김정민: 그렇습니다. 그 두 번째가 이제 군인 등 사망 사고 원인 범죄에 대해서 민간 경찰에서 관할하도록, 그렇게 돼 있는 거죠.

◎이재석: 이번 사건이 이제 두 번째 항목에 해당되는 것이고.

▼김정민: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경찰이 처음부터 조사하기에는 자료가 없으니까, 일단 그러면 군 내부에서 이렇게 조사를 하고 그 사건과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기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겠군요.

▼김정민: 그렇습니다. 그 이첩이라는 형식을 갖추게 되는 거죠.

◎이재석: 그다음에는 이제 경찰이 송치를 해서 검찰로 넘기고, 그다음에 법원에 가서 이제 재판을 받게 되는.

▼김정민: 일반 사건과 똑같이 진행이 됩니다.

◎이재석: 그렇게 이제 진행이 되는 거라서. 그래서 지금 그 보직 해임된 해병대 수사단장, 대령이죠? 박 모 대령인데, 물론 이름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만. 저 절차에 따라서 정당하게 넘겼다,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건데.

▼김정민: 그렇습니다. 대통령령...

◎이재석: 그런데 국방부나 군 수뇌부나 이쪽은 그게 아니라 우리가 넘기지 말라 그랬는데 넘겼다, 지금 이거죠?

▼김정민: 네, 그래서 이첩이 됐다는 건지, 이첩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수가 됐다는 건지도 지금 애매한 부분이고...

◎이재석: 언론 보도에서는 회수가 됐다고 나오는 것 같은데...

▼김정민: 네, 그러니까 그게 이제 회수라는 표현 자체가 이첩이라면 이제 그 해병대 헌병실에서 그걸 경북경찰청으로 보냈다는 얘기인데.

◎이재석: 경북경찰청.

▼김정민: 그게 서류가 일단 경북경찰청 그 관서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이첩이 된 건데, 회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없거든요.

◎이재석: 아, 회수를 못 합니까, 한 번 넘어가면?

▼김정민: 회수가 안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협조를 구해서 다시 좀 반환해서 보완하겠다, 이런 절차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이제 접수한 기관의 협조를 받아야 되는 거고, 한 번 이첩이 돼서 사건이 넘어갔는데 그것을 넘긴 기관에서 다시 달라 그래가지고 가져갈 수는 없는 거거든요. 이제 관할이 다시 바뀌어서 다시 또 이첩을 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지금 이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해병대 헌병실에서 회수를 했다는 건지...

◎이재석: 해병대 헌병실이 해병대 수사단을 얘기하는 거죠?

▼김정민: 네, 군사 경찰실. 예, 그렇죠.

◎이재석: 같은 거죠, 지금? 설명하십시오.

▼김정민: 그 군사 경찰실에서, 경찰단에서 회수를 한 것도, 그것도 좀... 이상한 거거든요? 일단 넘겼으면 넘긴 기관의 권한은 이제 없습니다. 마치 검사가 공소장을 제출했으면 그다음부터는 법원의 권한이듯이...

◎이재석: 박 대령은 넘겼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김정민: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그게 뭐냐 하면 자기가 공문을 기안해가지고 자기 결재하에 그걸 발송했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게 우편으로 갔는지 인편으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어찌 됐든 내부적으로는 군사경찰단장은 결재를 한 거거든요? 자기 공문에 사인했고 넘긴 거니까. 그러면 거기에 따른 효력이 발생해야지, 어떻게 회수를 한다는 건지. 도대체 저는 제 상식으로는 무엇을 근거로 회수했다는 건지...

◎이재석: 그럼 가능은 합니까? 그러니까 이첩을 했다가 경북경찰청에서 또 이첩하는 방식은 가능합니까?

▼김정민: 그건 가능하죠. 왜냐하면, 관할이 또...

◎이재석: 그러면 그거를 회수라고 표현했을까요?

▼김정민: 글쎄요.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접수 이전에 돌려받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이재석: 아, 도착하기 전에?

▼김정민: 그러니까 그게 우편이라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우편은 발송한 사람도 도착하기 전이라고 해서 내가 회수할 수 없잖아요, 우편은. 그때부터는...

◎이재석: 그게 우편으로 갑니까, 아니면 전자 결재 형태로 갑니까? 전자 문서로 갑니까?

▼김정민: 그게 이제 전자 문서로 가는지 그거는 정확한 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전자 문서든 인편이든 뭐든지 간에 수사 서류가 방대하기 때문에 분명히 뭔가 서류를 보내는 절차가 있었을 겁니다. 우편이든 인편이든. 그런데 이제 법적 형식을 따지면 해병대 경찰단장의 이첩 결재, 그걸로 사건은 이첩된 거죠.

◎이재석: 그 대령, 박 모 대령.

▼김정민: 그래서 그 이첩 서류가 경북경찰청에 접수가 됐다면, 심지어 이제 그게 전자 문서로 갔다면 거기에 끼어들 시간적 이 텀이 없지 않습니까?

◎이재석: 그렇죠. 바로 가는 거니까.

▼김정민: 누르면 바로 가는 거니까. 그 접수가 됐으면 끝인 거죠. 그 사건은 이제 경북경찰청 사건인 거죠.

◎이재석: 경북경찰청의 입장도 취재해볼 필요가 있겠군요.

▼김정민: 그렇죠. 그래서 저는 경북경찰청이...

◎이재석: 아직 그 관련 보도는 제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김정민: 경북경찰청이 그것을 회수에 협조했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이재석: 그것도 이상하다.

▼김정민: 만약에 근거 없이 회수에 협조했다면 징계받아야 마땅합니다.

◎이재석: 아무튼 그 부분은 조금 관련 보도 내용이 나오는지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요. 그런데 내용적으로 보면요, 이거 더 따지겠습니다, 절차 부분은. 그런데 어제 군 인권센터가 이번에 그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지휘부의 책임을 물을 만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 이런 문제 제기를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서 했어요. 그래서 어제 내용을 좀 잠깐 요약을 저희가 또 그래픽으로 했는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한 기록을 토대로 어제 군 인권센터가 기자회견을 한 겁니다. 안전 로프, 현장에서 그 로프라고 하죠? 그 끈으로, 줄로 서로를 연결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건의했는데 지휘부가 묵살한 게 정황적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장화를 신으면 이동이 불편하고 뭐가 위험할 수 있으니까 군화가 더 안전하다, 이런 건의도 있었는데 묵살됐다. 그리고 사단장이, 문제의 사단장입니다. 해병대 셔츠가 잘 보이게 복장을 통일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리고 여단장이, 사단장 아래죠, 여단장은? 여단장이 해병대 셔츠 잘 보이게 잠수복 지퍼를 내려야 한다, 그런 건의 및 지시가 있었다. 이런 내용을 어제 군인권센터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저렇게 공개를 한 거고, 저런 것도 공개가 됐습니다. 사단장님 지시가 있다. 바둑판식으로 수색을 해라, 이런 지시도 있었다는 건데. 그래서 저런 걸 토대로 사단장, 여단장도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게 그 해병대 수사단의 어떤 조사 결론인 것 같고, 물론...

▼김정민: 그건 알 수가 없죠, 그러니까. 지금 현재로는 이첩 서류가 어떻게 됐는지 행방을 알 수 없으니 알 수도 없는 상황인 거죠.

◎이재석: 그것도 확인된 거는 아니다.

▼김정민: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건 개인 견해를 전제로, 사단장, 여단장에게도 저 정황들이 맞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십니까?

▼김정민: 재판에 회부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는 거죠.

◎이재석: 일이다? 충분한 사유가 된다? 그렇게 보십니까?

▼김정민: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군가 군에 법적 책임이 따라야 되는 거고, 그것을 일선 지휘관들, 하급 지휘관들이나 참모한테 떠넘길 일이냐. 고급 지휘관이 책임져야 될 만한 사정이 있다면 충분히 입건에서 수사하고 재판에 회부됨직하지 않느냐, 물론 이제 국방부가 얘기하는 인과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 개별적 잘못에 대해서. 그거는 이제 재판에서 따지고 변호인이 할 얘기죠. 그거를 군 수뇌부가 그렇게 개입한다, 그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그런 법적 판단, 전문적 판단을 군사 경찰에게 맡기고 필요하면 군 검찰이 통제하고 법원의 결정을 받는 절차가 우리 사법 시스템에 갖춰져 있지 않습니까? 그 시스템을 붕괴시키면 안 되고, 외부에서...

◎이재석: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김정민: 그렇죠. 거기에 끼어들면 안 되는 거죠.

◎이재석: 그 해당 수사단장이 오늘 입장문을 밝혔어요. 이게 이제 논란이 되고 본인이 지금 항명이다, 이런 비판을 받고 있고 또 수사를 한다고 하니까. 그 수사단장, 보직 해임된 수사단장이 저렇게 입장문을 밝혔습니다. 장관의 이첩 대기 명령, 그러니까 넘기지 말라, 경찰로 넘기지 말라는 명령을 내가 직간접적으로 들은 사실이 없다. 그러니까 나는 명령을 어긴 바가 없다. 이런 얘기입니다. 다만 법무관리관의 개인 의견과 차관이 보냈다는 그 문자 내용을 전달받았을 뿐이다라고 얘기했고요. 해병대 정신을 실천해서 나는 떳떳하게 조사했다. 이렇게 수사단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저 가운데 다른 거는 이해가 되고요, 두 번째 부분이요. 법무관리관이 수차례 전화가 왔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그 해당 수사단장에게. 법무관리관이라는 게 어떤 자리이고 어떤 계급입니까?

▼김정민: 이제 지금은 민간인을 외부에서 이제 공채하고 있고요.

◎이재석: 국방부 법무관리관이죠?

▼김정민: 그래서 이제 옛날에 법무참모, 사단장에게 있었던 법무참모와 유사하다. 그러니까 독자적 권한은 적습니다. 장관의 권한을 보필하는 그런 자리인 거죠.

◎이재석: 국방부 장관의 어떤 보좌 역할.

▼김정민: 그렇죠. 군사법원법이나 군사경찰에 관한 규정, 거기에도 관리관이라는 표현은 안 나와요. 그냥 장관의, 장관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보좌하는 겁니다.

◎이재석: 물론 국방부 차관, 신범철 차관인데, 아까 그 나온 내용 중에 신범철 차관이 해병대 사령관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런 보도가 지금 나오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신 차관은. 그건 우리가 전제로 하고. 그런데 방금 전 그래픽을 다시 보여주시겠어요, 제작진은요? 제가 좀 관련 질문이 있는데. 그 법무관리관의 어떤 개인 의견, 그 전화 통화를 했다는 그 부분, 넘기지 말라. 그리고 차관이 실제 문자를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에 보냈다면, 거기에서 만약에 이첩이 안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면, 본인은 부정하지만 그런 내용을 만약에 수사단장이 저렇게 전달을 받았다면 저것은 정식 명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왜냐하면, 이게 항명이냐 아니냐를 따져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김정민: 그렇게 보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물론 이제 현행법에 장관의 지휘에 대해서 형식을 정해놓은 규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장관 말고 헌병 부대의 부대장, 그 사람을 어떻게 지휘할지에 대해서 법이 정하고 있는 게 있어요. 반드시 문서로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재석: 누가 누구에게 문서를 준다는 겁니까?

▼김정민: 그러니까 헌병, 옛날에는 헌병대장이라고 불렀죠?

◎이재석: 지금은...

▼김정민: 군사경찰부대의 장.

◎이재석: 그럼 수사단장 위에.

▼김정민: 그러니까 지금... 아니죠. 지금 말하자면 해병대 경찰실장, 경찰단장, 그분을 지칭하는 겁니다.

◎이재석: 그 박 대령.

▼김정민: 그분이 개별 수사관한테 수사 지휘를 할 때도 반드시 문서로 하도록 돼 있어요. 그리고...

◎이재석: 그러면 그 수사단장에게는 누가 지시할 수 있습니까? 이 이첩을 해라 마라.

▼김정민: 부대장에게는 권한이 있죠, 법령상. 그러나 각급 부대, 그러니까 각급 부대에 설치돼 있는 경찰부대, 그 부대에 대해서는 그 부대장, 그러니까 이런 경우에 해병대 또는 해병 1사단장에게도 군사경찰에 대한 지휘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똑같은 법령에, 대통령령에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돼 있어요, 수사할 때는.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형식도 이상하고, 일단 공문 형태, 장관인데 국법 행위는 문서로 하도록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급박한 사정이 있다, 수사 지휘에 과연 급박한 사정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좀 그렇고. 그러니까 형식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그 실질이 너무 해괴하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관련법에 따라 지체 없이 이첩하도록 돼 있는데 이첩을 미루고, 그 속내는 뭐냐 하면, 누구누구를 빼라는 얘기거든요? 그 누구누구를 빼라는 것을 직접 말하기 어려우니까 특정하지 마라. 그거는 훈령에도 어긋나는 짓이란 말이죠. 국방부 훈령 그다음에 대통령령에 이런 경우에 어떻게 이첩하라는 게 다 정해져 있습니다. 특정하고 범죄 사실도 특정해서 보내라,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걸 하지 말라는 것은 법령을 어기라는 거 아닙니까?

◎이재석: 그 보직 해임된 수사단장 박 대령 말에 따르면 그 법무관리관이 수차례 전화가 와서 일부 사람을 빼라, 이런 요구를 했다는 거잖아요? 가령 이제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

▼김정민: 그렇죠. 그런 것들이 말하자면 뒤로 숨는 짓이죠. 장관이...

◎이재석: 그거는 정식 명령이라고 볼 수도 없고.

▼김정민: 없죠.

◎이재석: 부당한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고 봐야 됩니까?

▼김정민: 그것은 수사 지휘가 아니죠. 엄밀한 의미에서 수사 지휘는 정당한 수사를 추동하기 위해서 지휘권이 발동되는 거지, 수사 방해가 어떻게 수사 지휘가 되나요?

◎이재석: 그러면 특정 인물에게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수사 지휘를 그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가령 해병대 사령관 같은 사람들은 할 수가 있습니까?

▼김정민: 할 수 있도록 법에는 돼 있는 것처럼 돼 있죠.

◎이재석: 애매하게 돼 있습니까?

▼김정민: 애매하게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휘는 할 수 있다, 독립성은 보장하라. 이게 서로 상충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검찰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건에 관한 지휘권을 명확하게 절차를 정해놓고 있어요. 장관은 직접 할 수 없습니다. 장관이 총장에게, 총장이 다시 그 소속 검찰 단장에게 하도록 돼 있는 거예요,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그런데 경찰에 대해서는 그 말이 없죠. 그러나 그 취지는 존중돼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지휘하고 싶으면 국방부 장관이라면 당연히 총장을 거치고 총장이 다시 해병대 사령관을 거치고 해병대 사령관이 경찰실장한테 지시하는 게 적법한 것이지, 그리고 헌병부대, 경찰부대장에게도 당연히 문서로 하도록 돼 있다면 당연히 일반 그 지휘관들, 경찰이 아닌, 군사 경찰이 아닌 일반 지휘관들에게는 더더욱 문서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같은 경찰들 내에서도 문서로 하라는 건. 그건 왜냐하면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거예요.

◎이재석: 지금 국방부나 이런 데에서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걸 보면 문서화된 형태로 어떤...

▼김정민: 없다는 거죠.

◎이재석: 명령은 없었던 걸로 보이긴 합니다.

▼김정민: 왜냐하면 그게 속내가 시커멓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적법한 수사 지휘를 하려면 문서로 하면 되잖아요. 누구,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렇게 지시함. 하면 되는데 그건 안 하는 거거든요?

◎이재석: 그래서 지금 일각에서는 국방부 장관이 결재까지 다 해놓고 이렇게 뒤집힌 게, 대통령실에 이 관련 내용이 올라갔다 왔기 때문 아니냐.

▼김정민: 아까 그 저도...

◎이재석: 결국에는 외압이 작동한 거 아니냐.

▼김정민: 네, 저도 몰랐는데...

◎이재석: 이런 문제 제기가 있는데.

▼김정민: 언론에 어떻게 브리핑할지를 대통령실에 보고하라는 내용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재석: 국가안보실에 갔다는 거죠.

▼김정민: 그러고 나서 바뀌었다는 얘기거든요. 그거는 매우 잘못된 거죠. 왜냐하면, 거기는 이제 지휘권 자체도 없어요. 왜냐하면, 군사경찰이든 군검찰이든 아무튼 간에...

◎이재석: 대통령실은 무관하다.

▼김정민: 대통령실은, 안보실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지휘권과는. 그렇잖아요? 지휘권이 없는 조직이에요. 그 조직에 보고를 요청한 것도 그게 적법한 것이냐 바람직한 것이냐? 바람직하지 않죠. 왜냐하면, 내용을 파악하는 선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다음에 개입을 하잖아요. 그냥...

◎이재석: 개입했다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

▼김정민: 없지만, 어찌 됐든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것이...

◎이재석: 사전에 이제 보고를 받은 건 맞는 것 같고.

▼김정민: 사전에 보고받았는데 그다음에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것은, 그래서 안보실이라는 곳에서 이런 것을 보고받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겁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냥 순수한 수사 영역이에요.

◎이재석: 그러면 원칙대로라면 이렇게 됐으면 문제가 없었을까요? 그러니까 수사단이 외압 없이 조사하고 그거를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받았지 않습니까, 당초에는? 그렇게 결재 받고 경북경찰청으로 넘기고 경북경찰청은 또 온 자료를 토대로 자신들이 또 판단할 거 아니겠습니까?

▼김정민: 그렇습니다.

◎이재석: 어떤 무리한 수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래서 거기에서 예를 들면 혐의 적용자가 뭐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고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검찰에 가서는 또 검찰이 판단할 거 아니겠습니까?

▼김정민: 그렇죠.

◎이재석: 그러니까 제가 드리려는 질문의 요지는 수사 기관 주체별로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최종적으로 사단장이 들어가든 빠지든 간에?

▼김정민: 그렇게 해왔습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다른 사건에서도 사망 사건의 경우에 군사경찰에서 좀 과도한 입건권을 행사한 것처럼 보인 사건들이 있었어요. 그걸 경찰이 이첩 받아서 다 무혐의 처분 또는 불입건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그런 불만은 있을 수 있습니다. 왜 군에서 넘길 때 이렇게 과도하게 폭넓게 넘기느냐. 좀 더 정제돼서 넘기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 그거는 정책적인 문제에 불과한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넘겼을 때 일반 경찰에서도 필요하면 추가 입건 또 군사경찰에서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의 경우에도 사건부에 등재하지 않고 불입건 결정을 해왔어요.

◎이재석: 그런 경우도 있다.

▼김정민: 다 그렇게 관행적으로, 물론 그 관행이 지금 실시된 게 짧기 때문에 그 관례에 너무 벗어나는, 이번 조치는 너무 벗어나는 거예요, 훈령도 있는데.

◎이재석: 대통령실 개입 여부야 이제 모른다 치고요. 아무튼, 국방부나 군 수뇌부는 이렇게 보직 해임까지 했단 말이죠. 결과를 뒤집은 걸 보면 해병대 그 1사단장, 그 사람이 그 혐의를 적용 받고 이렇게 입건되는 데 있어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던 걸로 보입니다.

▼김정민: 그렇죠. 과거에 그런 일들이 많이 벌어졌지 않습니까? 그래서 법을 바꾼 거고요. 과거에 중대 사건이 벌어지면 항상 비전문가들이 재단을 합니다. 여기까지, 이 사람이, 이 사람이 주 책임자야. 법률 전문가나 수사 전문가가 봤을 때는 책임의 소재가 그 사람에게 있지 않은데 지휘관이 결정해줘왔어요.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지 말라고 이번에 법을 바꾼 거 아닙니까? 민간에서 그것은 판단을 최종적으로 하라.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장관의 지휘권은 정당성을 가지려면 엄격히 수사해라, 이 중사 사건 때 국방부 장관께서 뭘 했습니까? 공군에서 수사권을 뺏어서 검찰단에 주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잖아요. 그게 고급 지휘관들의 존재 이유란 말이죠.

◎이재석: 알겠습니다.

▼김정민: 그런데 하물며 누구는 빼라. 너무 하지 않느냐. 그거는 변호인이나 나중에 군사 저기 검찰이나 법원에서 하면 되는 일이지, 지휘관이...

◎이재석: 끝으로 짧게요, 이거는 절차적인 부분이라 짧게 질문 드리면, 시간은 좀 다 됐고요. 그래서 이번 채수근 상병의 사망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기겠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인 것 같아요. 그러면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어오면 여기에서 조사한 다음에 마찬가지로 경찰로 넘겨야 됩니까?

▼김정민: 그렇죠.

◎이재석: 아까 그 법대로.

▼김정민: 당연하죠. 물론...

◎이재석: 그런데 넘길 때 그 사단장이나 이런 사람들은 빠질 수도 있겠군요, 지금의 흐름을 보면.

▼김정민: 그렇죠. 그게 문제라는 거죠.

◎이재석: 예, 알겠습니다.

▼김정민: 이번에 국방부 조사본부로 또 사건을 가져간 것도 매우 무리스러운 얘기죠. 한 번 이첩이 된 사건을...

◎이재석: 다시 가져와서.

▼김정민: 다시 가지고 와서 또 다른 기관에 맡기고...

◎이재석: 수사 주체를 바꾸고.

▼김정민: 네, 혼란에 빠뜨리는... 정말 이 난맥상이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 된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어떤 취지인지 이해가 됐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정민: 네, 감사합니다.

◎이재석: 김정민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정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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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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