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해류순환 금세기 멈출듯…폭염-태풍 더 심각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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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양의 열에너지를 분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해류 순환이 곧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분석대로라면 여름철 폭염, 태풍과 같은 기후 변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권 센터장은 "비정상적인 폭염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태풍이나 홍수, 가뭄 등의 이상 기후가 더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학계에서 이견이 없는 예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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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라고 알려진 해류가 2025년부터 서서히 속도를 늦추다 2057년, 늦어도 2095년에는 완전히 멈출 수 있다는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AMOC가 멈출 경우 열대 지방의 온난화가 심각해지고 북대서양 지역의 태풍 및 폭풍우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AMOC는 북반구를 천천히 순환하는 해류로, 수온이 높은 열대 지방의 물을 수온이 낮은 북유럽까지 운반한 뒤 바닷물의 열을 대기로 방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물이 머금고 있는 열(열용량)을 분산시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권민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기후예측센터장은 “AMOC가 멈추면 지구는 어떻게든 열을 분산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대기를 통해 전달하면 더운 지역은 더 덥고 추운 지역은 더 추워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태풍도 열 전달을 하는 효율적인 매개체이기 때문에 태풍이 더 강해지거나 빈도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이미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일(현지시간) 올해 7월이 온도 관측이 시작된 1940년 이후 가장 더운 달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7월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은 섭씨 16.95도로 1991~2020년 평균 기온보다 0.72도 높고,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7월(16.63도)보다도 0.32도가 높다. 이에 대해 유럽환경청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지 않으면 2050년 이전에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기존 예측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고 있다. 밍팡팅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팀은 여름철 기온이 특정 임계 온도를 넘어서면서 토양이 건조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물을 증발시켜야 하는 열에너지가 공기를 데우는 데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더운 날씨때문에 더 더워지는 일종의 ‘양성 되먹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로 인해 폭염의 위험성이 40% 가량 증폭했다. 권 센터장은 “비정상적인 폭염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태풍이나 홍수, 가뭄 등의 이상 기후가 더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학계에서 이견이 없는 예측”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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