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북상하며 더 강해졌다…제주 109㎜ 폭우·시속 86㎞ 강풍
통영 인근 상륙해 수도권 남양주 직진…12일 북한서 소멸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북상을 거듭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의 국내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 지역은 강풍반경에 포함되면서 벌써 1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바람도 시속 100㎞에 육박하고 있다. 태풍은 약 17시간 뒤인 10일 오전 9시쯤 경남 통영 인근을 통해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9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 중이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65h㎩, 최대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50㎞다. 강도 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위력이다.
6시간 전 예보보다 중심기압이 5h㎩ 내려갔는데, 중심기압이 대기압인 1013h㎩와 차이가 클수록 바람이 강해지기 때문에 고위도로 올라가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반도 남쪽의 해수면 온도가 약 29도로 평년보다 1~2도 높게 유지되면서 지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눈의 강풍 반경은 350㎞(남서 약 300㎞)이기 때문에 제주 지역은 카눈의 영향권에 벌써 포함되기 시작했다.
카눈이 들이닥치기 시작한 제주에는 오후 2시 기준 서귀포에 109.0㎜(한라산 남벽) 비가 내렸고, 제주에도 100.5㎜의 비가 왔다.
바람도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한라산 국립공원이 있는 애월읍 사제비에서는 순간풍속 초속 24m(시속 86㎞)의 강풍이 불었다.
내륙과 거리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완도·통영 370㎞, 여수 380㎞, 부산 410㎞ 등이다.
기상청은 카눈이 9일 밤~10일 새벽 사이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해서 10일 아침쯤 남해안을 통해 상륙하겠다.
상륙 뒤에는 거창, 영동, 보은, 증평, 이천, 남양주를 거친 뒤 금요일인 11일 새벽 북한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다만 상륙 뒤에도 강풍 변경이 300㎞를 넘으면서 내륙 어디에서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피해갈 수는 없다. 기상청은 "중심의 이동 경로와 멀다고 피해가 적다는 게 절대 아니다. 안전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눈은 북한으로 넘어간 뒤에는 평양 인근을 지나친 뒤 북한 평안북도 정주 인근까지 이동해 12일 새벽에 소멸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60시간 내 열대 저압부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11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 강원 영동 200~400㎜(많은 곳 600㎜ 이상) 강원 영서 80~120㎜(많은 곳 150㎜ 이상) 충남 서해안과 대전·충청 남부 내륙에 100~200㎜, 세종과 충청 북부 내륙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다.
전라권에는 100~200㎜(많은 곳 전남 남해안, 전라 동부 내륙 300㎜ 이상)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에 100~200㎜(많은 곳 지리산 부근 400㎜ 이상, 경상 서부 내륙과 부산, 울산, 경상권 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 300㎜ 이상) 울릉도·독도에 80~120㎜, 제주에 100~200㎜(많은 곳 중산간 300㎜ 이상, 산지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장마철 '극한호우' 수준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강원 영동과 경상권 해안, 경상 서부 내륙, 전라 동부, 제주에는 시간당 40~60㎜(많은 곳 강원 영동 60~100㎜ 이상)가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다.
태풍 영향으로 전라 남해안과 경상해안에는 초속 40m 내외(시속 144㎞)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그밖의 전라권과 경상 내륙, 강원 영동에는 초속 25~35m, 충청 내륙과 강원 영서, 경기 남부에는 초속 20~30m, 서울과 경기 북부 등에는 초속 15~25m의 바람이 불겠다.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해안에는 높은 파도가 치는 곳이 있겠다. 제주와 남해안에는 최고 8m 이상, 동해안과 서해 먼바다에는 6~8m, 서해 앞바다에는 4~6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저지대 침수와 방파제를 넘는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 과일의 한 종류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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