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북상하며 더 강해졌다…제주 109㎜ 폭우·시속 86㎞ 강풍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3. 8.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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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다가 에너지 공급…제주 벌써 직접 영향권 들어
통영 인근 상륙해 수도권 남양주 직진…12일 북한서 소멸
9일 오후 3시40분 기준 천리안 위성 2A호로 확인한 한반도 인근 태풍 카눈 이동 진로(기상청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북상을 거듭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의 국내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 지역은 강풍반경에 포함되면서 벌써 1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바람도 시속 100㎞에 육박하고 있다. 태풍은 약 17시간 뒤인 10일 오전 9시쯤 경남 통영 인근을 통해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9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 중이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65h㎩, 최대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50㎞다. 강도 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위력이다.

6시간 전 예보보다 중심기압이 5h㎩ 내려갔는데, 중심기압이 대기압인 1013h㎩와 차이가 클수록 바람이 강해지기 때문에 고위도로 올라가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반도 남쪽의 해수면 온도가 약 29도로 평년보다 1~2도 높게 유지되면서 지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눈의 강풍 반경은 350㎞(남서 약 300㎞)이기 때문에 제주 지역은 카눈의 영향권에 벌써 포함되기 시작했다.

카눈이 들이닥치기 시작한 제주에는 오후 2시 기준 서귀포에 109.0㎜(한라산 남벽) 비가 내렸고, 제주에도 100.5㎜의 비가 왔다.

바람도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한라산 국립공원이 있는 애월읍 사제비에서는 순간풍속 초속 24m(시속 86㎞)의 강풍이 불었다.

내륙과 거리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완도·통영 370㎞, 여수 380㎞, 부산 410㎞ 등이다.

기상청은 카눈이 9일 밤~10일 새벽 사이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해서 10일 아침쯤 남해안을 통해 상륙하겠다.

상륙 뒤에는 거창, 영동, 보은, 증평, 이천, 남양주를 거친 뒤 금요일인 11일 새벽 북한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다만 상륙 뒤에도 강풍 변경이 300㎞를 넘으면서 내륙 어디에서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피해갈 수는 없다. 기상청은 "중심의 이동 경로와 멀다고 피해가 적다는 게 절대 아니다. 안전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눈은 북한으로 넘어간 뒤에는 평양 인근을 지나친 뒤 북한 평안북도 정주 인근까지 이동해 12일 새벽에 소멸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60시간 내 열대 저압부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한 상점에서 관계자들이 합판으로 창문을 보강해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9~11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 강원 영동 200~400㎜(많은 곳 600㎜ 이상) 강원 영서 80~120㎜(많은 곳 150㎜ 이상) 충남 서해안과 대전·충청 남부 내륙에 100~200㎜, 세종과 충청 북부 내륙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다.

전라권에는 100~200㎜(많은 곳 전남 남해안, 전라 동부 내륙 300㎜ 이상)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에 100~200㎜(많은 곳 지리산 부근 400㎜ 이상, 경상 서부 내륙과 부산, 울산, 경상권 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 300㎜ 이상) 울릉도·독도에 80~120㎜, 제주에 100~200㎜(많은 곳 중산간 300㎜ 이상, 산지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장마철 '극한호우' 수준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강원 영동과 경상권 해안, 경상 서부 내륙, 전라 동부, 제주에는 시간당 40~60㎜(많은 곳 강원 영동 60~100㎜ 이상)가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다.

태풍 영향으로 전라 남해안과 경상해안에는 초속 40m 내외(시속 144㎞)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그밖의 전라권과 경상 내륙, 강원 영동에는 초속 25~35m, 충청 내륙과 강원 영서, 경기 남부에는 초속 20~30m, 서울과 경기 북부 등에는 초속 15~25m의 바람이 불겠다.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해안에는 높은 파도가 치는 곳이 있겠다. 제주와 남해안에는 최고 8m 이상, 동해안과 서해 먼바다에는 6~8m, 서해 앞바다에는 4~6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저지대 침수와 방파제를 넘는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 과일의 한 종류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느린 속도로 북상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규슈 남쪽과 가까워진 카눈은 조만간 제주를 직접 영향권에 담는다. 수요일인 9일 오전부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해 11일까지 사흘간 최대 600㎜ 이상의 비와 초속 40m(시속 144㎞)의 강한 바람이 예고됐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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