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4% 증가해도 통신3사는 '시무룩'
ARPU는 하락…신사업으로 '돌파'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4%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통신3사는 웃을 수 없는 처지다. 무선사업 수익성을 의미하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는 하락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은 여전하다. 이들이 하나 같이 신사업 도전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5G 가입자 증가하는데 요금인하 '압박'
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1조32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7% 증가했다. 긍정적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사별로 별도 기준 지표를 보면 양상은 꽤 달라진다.
KT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075억원으로 전년대비 34.2% 증가했다. LG유플러스 별도 영업이익도 17.5% 증가한 287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SK텔레콤은 0.5% 감소한 3791억원에 그쳤다.
그런데 KT는 CEO 공백 상황에서 비용 통제에 성공한 영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고, LG유플러스의 경우 전년에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약 450억원)을 고려하면 전년과 큰 차이가 없는 실적이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은 지지부진했다. KT의 별도 기준 매출은 4조4874억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고, SK텔레콤은 전년과 거의 유사한 3조1192억원, LG유플러스도 1.4% 증가한 3조1632억원이다.
이는 3사의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2분기 기준 1467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25.6%, 전분기대비 3.7% 증가했다. KT는 927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24%, 전분기대비 3.8% 늘어났다.
LG유플러스도 667만9000명을 확보하면서 전년대비 24.3% 전분기대비 4.1% 증가했다. 이로써 통신3사의 5G 가입자 합산 규모는 지난 2분기 3000만명을 넘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통신 요금제 인하 압박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통신3사의 무선 사업 수익성을 의미하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는 하락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2만9920원으로 작년 2분기 3만656원, 1분기 3만101원 대비 감소하면서 2만원대를 경험하게 됐다.
LG유플러스도 2만8304원으로 작년 2분기 2만9653원, 1분기 2만8715원 대비 하락했다. KT의 경우 3만3948원(작년 3만2446원, 1분기 3만3771원)으로 유일하게 상승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사물인터넷(IoT) 가입자를 제외한 수치다.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 증가세가 지지부진한 점도 한몫한다. 유료방송은 스마트폰을 팔 때 결합상품으로 쓰이는 사례가 흔하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KT는 2분기 유료방송 가입자가 947만명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하고, 전분기 대비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LG유플러스는 539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0.1%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해선 0.4% 늘어났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946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3.2%, 전분기대비 0.7% 증가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의 득세와 인구·결혼 감소로 인해 가족 단위 유료방송 가입자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점도 비관적이다.
3사의 시설투자(CAPEX) 규모는 회사마다 다르다. KT의 2분기 시설투자는 전년보다 35.1% 감소한 6850억원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총 8260억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8.2% 늘어난 6613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성과는 필수…성공은 과제
통신3사는 이처럼 유무선 사업만 집중할 수 없는 처지다. 오래 전부터 '탈통신'을 외치며 준비한 신사업들이 서서히 힘을 내고 있는 점이 이같은 상황을 다시 조명해준다.
SK텔레콤의 경우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이 힘을 내면서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B2B(기업간 거래) 분야는 전년보다 6.4% 증가한 3090억원에 달했다. 아직은 돈이 되진 않는 인공지능(AI) 사업도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규 데이터 센터 오픈도 준비하고 있고, AI(인공지능) 서비스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견고한 기존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AI 분야에선 협력과 자강을 병행해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BC카드, 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자회사 등 다양한 분야 사업들이 즐비한 곳인데, 성장성 측면에서 눈에 띄는 곳은 클라우드 부문이다. KT클라우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8.5% 증가한 1538억원이었다.
LG유플러스도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15.5% 성장한 79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커넥티드 카 등 IoT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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