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로 술먹고 자녀 수강사실 감춘 대학 교수들..교육부 징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대학 교수가 본인이 강의하는 과목을 자녀가 수강하는 사실을 사전 신고하지 않고 성적 산출 근거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가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4개 대학 종합감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우선 지난해 8월 8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학교법인 한국산업기술대학 및 경기과학기술대학교를 감사하고 경징계 2명, 경고 9명, 주의 11명 등의 조치를 내렸다.

경기과기대 A교수는 2021년 1학기부터 2022년 1학기까지 강의한 8개 과목에 자녀를 수강시켰다. 그러나 A교수는 이를 대학본부에 사전 신고하지 않았고, 성적산출 근거를 학과장에게 제출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교수-자녀간 강의수강 및 성적평가 공정성 제고 권고(안)'에 따르면 강의를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이 해당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의 자녀인 경우, 교수는 대학 본부에 해당 사실을 반드시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자녀가 강의를 수강하게 될 경우 최종 성적 부여시 출석과 과제제출, 시험 등 성적산출 근거를 학과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경기과기대는 교수와 자녀 간 강의시 대학 본부에 해당 사실을 반드시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 등을 신설하지 않았다. 또 일반행정직원을 채용하면서 지원자 596명 가운데 30세 이상 지원자 262명을 서류심사 대상에서 임의로 제외하고, 지원자 출신 대학을 5개 등급(최상위∼하위)으로 구분해 점수를 차등 부여했다가 적발됐다.

주점에서 연구비를 결제한 사례도 적발됐다. 학교법인 일현학원과 극동대학교 종합감사 결과 학교 교원 2명은 주점에서 12회에 걸쳐 306만원을 연구비로 결제했다. 이중 한명은 연구비를 신청할 때 대학에 내야 하는 증빙 자료를 허위로 꾸미는 등 총 60차례에 걸쳐 합계 2억149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받았다. 마치 새로운 연구재료를 산 것처럼 과거 제출했던 사진을 그대로 붙여 넣어 낸 사실도 포착됐다.

이와 별도로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 대해서도 종합감사를 벌였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치과병원은 통증자가조절법(PCA) 시술의 청구코드를 잘못 적용해 요양급여와 본인부담금 3204만원을 초과 청구했으며, 시술 내용을 다르게 하거나 실제 시술하지 않았음에도 요양급여를 청구해 162만원을 더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