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한 잼버리…눈덩이 청구서는 못 피할 듯
정부 비용 ‘껑충’ 모두 정부 부담키로…세금 추가 투입 예상
공기업 공무원 초과근로 예산은 제외 논란 계속 이어질 듯
[이데일리 이지현 양희동 기자]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무대를 새만금에서 서울 등 8개 시도로 옮겨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는 참가자들을 위해 한강에서 댄스 나이트를 계획했고 순창에선 고추장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더 알찬 잼버리 활동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관련 비용 청구서는 고스란히 정부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해 잼버리가 끝나고 난 뒤에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어디에 얼마나? 숙식 비용만 182억원 추가
9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등록 인원은 총 4만2622명이다. 이 중 기준 대원 2만9710명, 지도자 3477명은 전날 오후 7시 체코 참가 대원들의 마지막 출발로 서울 경기 충남·북 전북 등 8개 시도 128개 숙소로 이동했다. 운영요원(IST 7576명) 중 일부가 새만금 현장에 남아 행정적 정리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업 연수원과 대학 기숙사, 지자체 연수원 등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 등 지자체가 책정한 잼버리 대원 수용 경비는 숙박비 1박당 15만원(2인 1실 기준), 식비 1인당 5만원(1끼 1만 5000원, 간식비 5000원)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는 오는 12일까지 숙식비를 산출하면 대원 1인당 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대원 3133명을 맡은 서울시가 15억6650만원 등 8개 시·도에서 총 3만6554명에게 182억7700만원 가량의 추가 예산이 쓰일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11일 열릴 K-팝 공연 등 각종 문화 행사·체험 등이 지출되는 비용을 더하면 총 3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태풍을 피하기 위해 8개 시·도로 장소를 옮기며 추가 수송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전날 잼버리 참가자 수송 버스 1000여대가 동원됐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 총사업비는 1171억원이었다. 그런데 각종 추가 비용을 더하면 총 비용은 15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예산은 국비 303억원과 전라북도비 419억원, 자체 399억원, 기타 5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엔 행사 이전 기준 긴급추가지원은 포함하지 않았다. 추가 비용이 국비에서 지출된다는 걸 감안하면 국비만 600억원 이상이 잼버리 행사에 투입되는 셈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버스나 이런 것들은 국토부와 전라북도의 협조로 긴급하게 조달했다”며 “그 비용 문제는 지금 단계에서 정확히 답하긴 어렵다. 어쨌든 국가가 다 국가의 책임 아래 전부 다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환불 불가…동원 인력 찔끔 보상
이런 가운데 조기 퇴영한 영국과 미국에서는 환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청소년 야영축제였지만, 미숙한 준비·운영으로 6000여명의 집단 퇴영이 발생한 만큼 일부에서 소송을 통해 환불을 요구하겠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환불 여부에 대해 조직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코로나19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국가가 코로나 등으로 잼버리를 취소하지 않는 한 환불은 없다고 했고 이를 세계 연맹이 수용한 상태”라며 “또 개별 국가의 사정에 따라나갈 땐 계획된 것 외엔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설명했고 (이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졌다. 다만 정부는 조직위와 추가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합의된 내용 이외에 퇴영하는 국가에 교통수단 등 편의를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을 관리하는 현장 지원 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논란이다. 행안부는 이날 오후부터 시도별 국장급 지역책임감 9명을 포함해서 지역책임감 총 130명을 파견해 숙소의 안전과 청결 상태, 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앙부처 공무원이 통역을, 36개 부·처·청의 180명 등도 동원 상태다. 이들은 11일 진행되는 K팝 콘서트 관람이동 및 12일 공항 픽업까지 담당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24시간을 근무하더라도 초과수당이 하루 최대 4만원에 불과해 충분한 보상 없이 일하고 있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우린 금융관련 기업인데 무슨 상관이 있다고 현장에서 잼버리 참가자 24시간 돌보미로 차출됐는지 모르겠다”며 “이것도 일종의 근무인데 제대로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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