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려면 지금이 적기?...‘억소리’ 나는 수입차 20% 깎아준다는데
5600만원대 ‘모델Y’ 견제구
팔수록 밑지는 전기차 장사
올해 역대 최대 규모 할인폭
초기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며 팔수록 적자가 나는 현 전기차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까지 확대해야 하는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벤츠·BMW·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 3사가 최대 20% 가까운 전기차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BMW·아우디는 국내 수입차 1~3위 업체다.
수입차 기업은 할인 정책을 전적으로 딜러사 재량에 맡긴다.
소비자가 어떤 딜러를 만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다. 겟차는 각 딜러사가 실시하는 할인 프로모션 등을 취합해 소비자에게 구입 정보를 제공한다. 겟차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들어 역대 최대 폭의 수입 전기차 할인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공격적인 전기차 할인과 재고 정리에 나선 건 아우디다. 아우디는 이달부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트론을 최대 20.5% 할인 판매한다.
아우디 자체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할인율은 22.5%로 더 높아진다. 아우디는 원래 신차 할인을 많이 제공하는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20% 넘는 할인을 제공하는 건 이례적이다.
BMW는 중형 전기 SUV iX3를 최대 14.9%(1230만원) 할인해 7030만원에 판매한다. 이 차는 가격이 8500만원 이하여서 추가로 정부 전기차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다. BMW는 연초 iX3 모델을 최대 6.4%까지 할인하다 하반기 들어 할인폭을 크게 키웠다.
할인에 보수적이었던 벤츠도 일부 전기차에 한해 15% 이상 가격을 낮췄다. 벤츠 EQS 전기 세단 모델은 최대 16.8%(3200만원) 할인한 1억5800만원에 판매된다.
수입차 업계가 대대적인 ‘바겐세일’에 나선 건 올해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기 전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속내가 있다.
최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5699만원까지 낮춘 테슬라 SUV 모델Y 출시에 대한 견제 분위기도 감지된다.
완성차 기업은 정부의 무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따라 전기차 판매 할당량이 부여된다.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전체 판매량의 10%를 전기차 등 무공해차로 판매해야 벌금 성격의 기여금 부과를 피할 수 있다. 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하반기 막바지 전기차 판매 ‘밀어내기’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유철 겟차 대표는 “수입차는 딜러사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 할인율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딜러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와 판매량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 둔화와 가격 인하 경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사업에서 사실상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 사업으로 유의미한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은 테슬라와 BYD 2곳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에만 테슬라는 순수전기차를 약 89만대 판매했고 BYD는 61만여 대를 팔았다.
나머지 완성차 기업은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거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올 상반기 기준 주요 완성차 그룹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BMW 12.6%, 메르세데스-벤츠 9.9%, 폭스바겐 7.4%, 현대차그룹 6.3%, GM 5%, 포드 3.1%, 도요타 0.9% 등이다.
포드는 전기차 판매량 외에도 전기차 부문 손익을 별도로 공개했다. 포드는 지난 1분기 전기차 사업에서 7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1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총 45억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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