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표로 가자" "비명계 학살"…野 '대의원 폐지안' 놓고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오는 10일 발표할 대의원제와 공천룰 개정 혁신안을 놓고 당내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의원들은 물론 지지자들도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으로 쪼개져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9일 혁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혁신위는 10일 대의원제 및 공천룰과 관련한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의원제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1대1수준으로 맞춰 사실상 대의원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룰은 3선 이상 중진 의원에 대해 페널티를 주는 등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약화하는 내용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대선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당원으로 대거 유입된 이후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투표에서 대의원이 과대 대표되는 상황을 조정해 권리당원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대의원 1표는 권리당원 60표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의 등가성을 고려해 대의원제 조정은 필요하지만, 폐지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의원제가 전국 정당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중요한 제도일 뿐 아니라 대의원제를 폐지하면 팬덤 정치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며 관련 문제를 의원총회에서 결정하지 말고 전 당원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그는 "아무리 힘센 제왕도 민주주의를 막을 수 없었듯이 민주당의 민주주의 1인 1표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당대표도 1표, 국회의원도 1표, 대의원도 1표인 헌법상 보장된 평등선거를 하자"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의 주인이기에 당원이 대의원의 60분의 1표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정당인 민주당 혁신위가 민주당의 철학을 재정립하는 혁신안을 제안해달라"고 거들었다.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은 대의원제 개편은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며 제대로 된 혁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위가 총선과 전혀 상관없는 국민 관심 밖인 당권에 매몰된 대의원제를 놓고 혁신인 듯 외치고 있다"며 "민주당 변화와 혁신에 대해 지도부의 결단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홍배 전국노동위원장은 노동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대의원제 폐지 논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은 2011년 12월 16일 당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해 한국노총의 합당 선언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지금의 한국노총과 민주당의 영구적·항구적인 정책 연대 관계는 대의원제와 노동권리당원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비명계에서는 혁신위가 공천룰 개정을 검토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해 중앙위원회 72%의 찬성으로 만들어진 공천룰이 있고, 원래 공천룰은 당헌상 1년 전 확정하게 돼 있다. 확정된 것을 또다시 손보는 게 맞나"라며 "공천룰을 자꾸 손보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아마도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학살 작업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 팬카페와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8일부터 '[긴급] 혁신위원 응원 문자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돌고 있다. 문자 메시지에는 "신뢰! 응원! 과감한 혁신안! 기득권 타파! 물러서지 마시라!"라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 당원에게 감동을 주는 민주당, 그래서 총선 승리로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응원하는 문자 보내기를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메시지에는 "민주당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혁신위원회가 되어주세요!", "호남이 바뀌어야 민주당이 바뀌고, 민주당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등 혁신위원들을 향한 응원 문구와 일부 혁신위원의 휴대폰 번호도 담겼다.
한편 일부 커뮤니티와 SNS(소셜서비스)에는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의 행보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 위원장을 '여자 이재명'이라 부르거나 이 대표와 김 위원장 사진을 합성한 사진을 공유하는 등의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와 대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팬카페에도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해체돼야 한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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