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스토킹집단 해치려"…지인관계도 단절
범행 3일 전 계획…당일엔 10분만에 14명 가해
경찰, 정신질환 범죄 판단…조사서 "스토킹 집단 해치려 범행"
지인과도 단절…"교류 흔적 없어"
최원종 "범행 후회"…피해자 사과는 없어
1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은 인간관계 상당 부분이 단절된 상태로 정신질환을 겪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평소 자신을 스토킹한 특정 집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피해망상에 따른 범죄라고 결론내렸다.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난동 수사전담팀은 9일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흘 전 계획…사건 당일 10분 만에 14명 가해
수사팀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사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 2일에는 주거지 인근에 있는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입했다. 이어 서현역 AK플라자로 이동했지만,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이 많은 곳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최씨는 다음날 다시 서현역 AK플라자 분당점으로 가 범행을 저질렀다. 최씨는 전날 겪은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머니 명의의 모닝차량을 몰고 서현역으로 갔다고 한다.
범행 당일인 3일 차량을 타고 집에서 출발한 최씨는 오후 5시 45분 서현역 인근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5시 56분쯤 모닝차량을 몰고 AK플라자 분당점 앞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해 행인 5명을 덮치는 등 첫 범행을 저질렀다.
흉기를 휘둘러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데는 고작 1분이 걸렸다. 차량 충격 직후인 오후 5시 57분쯤 최씨는 차량에서 내린 뒤 쇼핑몰로 들어갔다. 이어 에스컬레이터로 1층과 2층을 오고가며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했다.
이후 백화점에서 나온 최씨는 마침 서현지구대 방면으로 길을 걷던 중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최씨는 이미 길가에 흉기를 버린 상태여서 당시 흉기를 소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최씨가 검거된 시점은 오후 6시 5분으로, 홀로 도심 한복판에서 10분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정신질환 범죄…지인들과는 단절"
경찰은 최씨가 평소 정신질환을 겪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최씨는 지난 2015~2020년 병원 2곳에서 지속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했고, 2020년에는 '조현성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다만 최근 3년간은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는 게 없다"는 이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조직이 나를 스토킹한다. 그런 조직원 다수가 서현역에 있을 거라고 판단했고, 사건을 저질러서 조직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스토킹 집단에게 더 피해를 입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 중에도 자신을 스토킹하던 조직원이 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휴대전화 2대와 PC 1대에서도 '스토킹', '조직'이라는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방사선', '전파무기' 등 최씨가 줄곧 주장하는 키워드들이 확인됐다.
최씨는 상당수 지인들과 단절된 상태로 지냈다고 한다. 최씨의 휴대전화와 PC를 디지털 포렌식한 경찰은 "시점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포렌식 결과상 지인들과 교류한 흔적은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최씨는 또다른 무차별 흉기사건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모방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에서 신림역 키워드가 나오긴 했지만 유의미할 정도는 아니"라며 "본인도 모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종 "범행 후회"…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어
이번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차량에 치인 60대 여성이다. 또 흉기에 찔린 20대 여성도 위중한 상태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대부분 회복중이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전으로 돌아가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의 의미는 아니었다고 한다.
경찰은 오는 10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최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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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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