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치열, 밤에는 치얼스 [떴다! 기자평가단]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8. 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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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라거맥주 비교

가히 기록적인 무더위의 한복판이다. 맹렬히 열기를 뿜어내는 햇빛과 습기를 가득 머금은 공기 속에서 잠시라도 걷다 보면, 잠시나마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낼 무언가가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더위로 유난히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 한여름 밤, 맥주 한 잔을 찾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혼자서, 가족과, 친구와 어떤 조합으로든 어색하지 않다.

거의 모든 상황이나 음식에 간편하고도 무난하게 들어맞는 것은 역시 라거 맥주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특유의 풍미와 함께 톡 쏘는 강렬한 탄산이 든든하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국산 라거 맥주 5종을 비교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3곳의 대표 제품을 추천받아 비교했다. '국산 라거 왕중왕전'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100% 맥아(몰트)만을 사용한 '올몰트' 맥주다. 맥주 발효 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고, 발효 시 농도 그대로 제품을 만드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해 원료의 맛과 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생맥주를 담아낸 듯한 맛과 청량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 프레시'는 매년 가정시장(편의점·할인점·마트 등) 점유율 40% 안팎을 기록하는 간판 상품이다. 섭씨 0도에서 72시간 동안 카스만의 콜드브루 공법 과정을 거쳐 맥주의 상쾌함과 깔끔한 맛을 향상하고 오래 유지한다.

'한맥'은 오비맥주의 오랜 양조기술을 기반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라거다. 100% 국내산 고품질 쌀, 4단계 미세 여과 과정, 더욱 긴 공정시간 등을 통해 부드러운 맛과 목넘김을 구현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는 100% 덴마크의 프리미엄 맥아만을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맥주다. '라거의 반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존하기 힘든 부드러움과 강렬함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내기 위해 통상보다 긴 맥아 발아와 '더블 숙성 공법'을 사용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100% 리얼탄산 공법으로 라거의 청량감을 극대화하고, 탄산을 오래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청량감과 깔끔한 맛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녹색의 병과 라벨 디자인도 특징이다.

국산 라거 맥주 1위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차지했다. 진영화 기자는 "비교 제품 중 유일하게 홉과 맥아 향이 확실하게 느껴졌다"며 "켈리와 같은 올몰트 맥주인데 켈리보다 더 맥주다운 풍미가 있다"고 밝혔다. 최재원 기자는 "톡 쏘는 첫맛은 물론 끝맛까지 상큼하고, 단점을 특별히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성용 기자는 "한 모금 마시면 과일 비슷한 향이 풍기는데, 흑맥주처럼 풍미가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위는 하이트진로의 테라에 돌아갔다. 송경은 기자는 "목넘김이 톡 쏘는 청량감이 강해 아주 시원하고 적당히 고소한 맛도 느껴진다"며 "소맥(소주+맥주)으로 마셔도 청량감이 많이 죽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다만 "강한 탄산감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진 기자 또한 "'100% 리얼 탄산'이라는 광고 문구에 걸맞는다"고 평가했다.

3위는 오비맥주의 한맥이 선정됐다. 홍 기자는 "강렬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풍미"라면서도 "탄산이 적어 소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첫맛이 상큼하고 끝맛이 부드러운데,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특색이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진 기자 또한 "맛이 너무 묽어 맛을 느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스 프레시가 4위로 꼽혔다. 송 기자는 "'국민 맥주'답게 라거 맥주의 정석"이라고 호평했다. 홍 기자는 "수입맥주는 에일 비슷한 향이 다른 음식의 맛을 가리는데, 카스는 어떤 음식과도 페어링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 기자는 "테라보다 탄산이 약해 부드러우면서도 홉의 쓴맛이 약해 다소 밍밍하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켈리가 5위로 결정됐다. 최 기자는 "첫맛이 순해서 부드러운 맥주를 선호한다면 좋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송 기자는 "'라거의 반전'이라고 하지만, 라거와 에일의 장점을 모두 살리지 못한 느낌"이라며 "탄산감이 세지 않고, 홉의 향도 진하지 않아 밍밍하게 느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진 기자는 "몰트향이 나지만 클라우드보다 약하다"며 "주질 자체가 부드럽고 둥근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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