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는 보고 싶지 않은 완전체 BTS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현재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진과 제이홉은 현재 병역의 의무를 수행 중이고 월드 투어를 마친 슈가 역시 입영 연기 취소 신청을 완료해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월과 7월 솔로 앨범을 발매한 지민과 정국, 9월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뷔 역시 순차적으로 병역 의무를 다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 계획 발표 당시 완전체 활동이 가능한 시점을 2025년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돌연, 방탄소년단 완전체 무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당사자들은 강제로 끌려가게 생겼고 팬들 역시 반기지 않고 있다.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새만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때문이다.
전 세계 청소년 4만 50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잼버리는 미흡한 준비와 관리 부실로 논란이 됐다. 또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며 참가 대원들은 수도권 지역으로 비상 대피했다. 6일 진행 예정이었던 콘서트 역시 11일로 연기됐다.
일정이 바뀌며 장소와 라인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북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 무대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콘서트는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바꿨다가 최종적으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확정됐다. 아이브, 엔믹스, 스테이씨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바뀌며 미리 예정된 스케줄 등으로 인해 출연이 어려워졌다. 이에 뉴진스, NCT DREAM, ITZY, 마마무, 제로베이스원, 권은비 등 다른 가수들이 라인업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방탄소년단 완전체의 이름은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낸 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POP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며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고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했다. 개최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잼버리의 수습을 방탄소년단에게 떠넘긴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방탄소년단의 완전체를 바라고 있을 팬덤 아미 조차도 이런 식의 완전체 무대는 하느니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판이 계속되자 성일종 의원은 "방탄소년단 병역면제 법안을 냈던 의원이 바로 저"라고 해명했다. 가수를 동원 대상으로 보고 수단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가능한지 검토해서 필요하면 내보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아티스트들이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완전체가 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것들은 함께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었다"라고 발을 뺐다.
완전체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성사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진과 제이홉은 현재 사단 신교대에서 조교로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이다. 적은 수의 조교들이 다수의 훈련병을 통제해야 하는 신교대 특성상 한 사람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다른 다섯 명의 멤버들은 엄연히 민간인 신분이기에 참여를 강제해서는 안 된다.
어렵사리 이들을 섭외했다고 하더라도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무대는 짧지만, 그 무대를 위해서는 무대 구성, 동선, 음향, 조명 등 준비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처럼 세계적인 유명세를 갖춘 아티스트의 경우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아직 무대도 다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잠깐 와서 공연하고 가라'는 식의 요구는 K팝 업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에도 정부의 요청 하에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콘서트를 개최했다. 당시에는 방탄소년단에게도 군백기 전 '마지막 완전체'라는 명분도 있었다.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도 충분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선례'가 생길 수도 있다.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무대가 성사됐을 경우, 또다시 비슷한 상황에서 '대의'를 위해 K팝 아티스트의 출연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다른 아티스트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 외에도 보이그룹들은 필히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한다. 그때 방탄소년단의 선례를 제시하면 계속해서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출연 라인업에 오른 가수 중에는 현재 활발히 활동을 하는 그룹도 있고 지금은 잠시 휴식기를 가지는 그룹도 있다. 일주일이 안되는 촉박한 기간 속에서 준비를 마치고 무대에 올라야 하는 이들이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무대라는 결과물만큼이나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식의 완전체는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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