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영의 시대정신]〈13〉의료산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1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은 3.7명이다. 절반 수준이다. 의협은 의과 입학정원 증원을 반대하고 있다. 청주의 한 병원은 연봉 10억원을 내걸고도 심장 전문 의사를 채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고액 연봉 임에도 응모자가 없다는 점은, 현행 의료체계가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는 증좌다. 의사들이 지방으로 가려 하지 않는 이유로는 병원 조직과 인프라가 덜 갖춰진 상황에서 혼자 수술하고 입원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등 부담감이 크다는 데 있다.
지방 의료체계는 붕괴되어가고 있다. 모든 국민이 수도권으로 장거리 이동해서 진료를 받고 있다. 국내 의료 서비스가 심각한 왜곡으로 흐르고 있다. 이 와중에 수도권에 연 6000 병상의 대형 병원 9개를 새로 짖는다고 한다. 의료 서비스의 중장기 전략을 수행하는 조정자 역할이 실종되어 있는 상태다.
타 병원에서 찍은 엠알아이(MRI) 영상 정보가 필요가 없다고 한다. 다시 찍어야 한다. 동일한 부위를 최근 찍었는데도, 찍는 방법이 달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수요자는 이중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병원 간 고가 영상정보 등을 호환하는 의료정보의 표준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
청년이 실의에 빠지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비대면 진료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기존 의사의 밥그릇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현상 변경 자체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이다.
해외 원격 의료서비스가 열릴 것이다. 해외 거주 의료소비자가 대한민국 청년이 고안한 착의식(웨어러벌) 의료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엠알아이, 씨티 등의 모든 고가 영상정보를 집적한다. 인공지능(AI)으로 처리한다. 영상정보를 심도있게 해독할 수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 연구중심의대(의대전문대학원)설립을 추진 중이다. 커리큘럼에는 의과학AI, 의학생물통계, 게놈학, 정밀의료, 의료영상, 뇌인지공학 등이 포함된다. 카이스트가 설립하려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에 대해 의료계 반대가 대단하다. 이유는 의사과학자에게 매력적인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과기의전원 학생이 졸업 후 임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고, 의전원 체제는 과거에는 실패로 돌아간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의전원 신설 대신 기존 의대가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비용효율적이라고 한다. 집단이기주의적 사고다. 과기의전원의 설립 취지는 풀타임으로 과학을 하는 의사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 져야 한다는 게 가장 근본적 이유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법 및 동 대통령령에 따라 의사들의 중앙회로 설립한 것이다. 의료 수요자의 요구 변화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의사들의 권익 옹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료서비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영속화 등이 목적이다. 최근에는 진지 전술의 전문가들을 사무국 요원으로 영입하여 그들만의 독과점 성벽을 더욱 높여 쌓고 있다. 정부는 의사들의 중앙회 조직을 복수로 열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복수 의사협회를 장려, 그들간 미래형 의료서비스에 대해 자유경쟁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의료산업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미래형 의료산업으로 문호가 개방된다면 향후 20년 이내 의료산업의 규모는 현재의 자동차 산업의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커지는 '의대 신설 요구,' '의과 입학 정원 증원 요구,' '의과학대학원 신설 요구' 등 새로운 시장 요구에 맞는 장·단기 수급 정책이 필요하다. 해외 의사를 수입해 오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수요자 중심 의료 체계로 개편돼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원격진료 전면 허용 및 개방이 필요하다. 의학과 과학의 융복합(컨버전스)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의과학 분야야 말로 신천지이다. 의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 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의료산업의 세계화에 대한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의료를 공공성 견지 등 과거지향적 직역 수호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청년의 꿈을 묶어 제한해서는 안 된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yeohy_g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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