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동반 암환자, ‘이것’ 소홀하면 사망 위험 2배↑
방치된 고혈압은 몸 곳곳에 퍼져 있는 혈관을 손상시킨다.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상황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고혈압 관리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들이 있다. ‘암환자’다.
고혈압을 동반한 암환자는 고혈압을 잘 관리하지 못할 시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를 위험이 높다. 실제로, 암 환자 사망원인 중 2번째 요인이 심혈관질환으로 알려졌다. 암경험자 역시 암 치료 후에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고혈압을 동반한 암환자, 암경험자는 암의 치료와 재발 방지에 집중하느라 고혈압 치료를 소홀히 하기 쉽다.
고혈압 동반 암환자, 3명 중 2명은 고혈압약 복용 소홀
최근 국내 연구진은 고혈압 동반 암환자의 3분의 2는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으며, 이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치료와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이소영∙윤종찬 교수팀의 연구가 그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항고혈압 약물을 처방받은 성인 암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약물소지율(약을 복용한 일수를 환자가 처방받은 총일수로 나눈 비율)에 따라 △좋은 복용순응도군 △보통 복용순응도군 △나쁜 복용순응도군으로 나누었다.
연구 결과, 고혈압을 가진 1만 9,246명의 암 환자 중, 66.4%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26.3%는 보통 복약순응도군, 40.0%는 나쁜 복약 순응도군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20~24세 환자의 81.8%, 25~29세 환자의 84.2%, 30~34세 환자의 73.4%가 나쁜 복약순응도군으로 조사되어, 젊은 암 환자일수록 고혈압 약제 복용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복용 순응도가 나쁠수록 높았다. 복약순응도가 좋은군과 비교하여 보면, 보통과 나쁜복약순응도군은 전체 사망률에 대해 각각 1.85배, 2.19배, 심혈관 사망률에 대해 각각 1.72배, 1.71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복약순응도 보통과 나쁜군은 새로운 심혈관사건에 대해 각각 1.33배, 1.34배 증가된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암환자들이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암환자는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처방약을 복용해야 하고, 또한 질환으로 인한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하여 약제 복용을 단순화하는 한편, 주치의와 여러 임상과의 다학제 의료팀과의 충분한 상담과 다차원의 의료지원으로 암치료와 더불어 고혈압과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높아진 암생존율, 건강∙삶의 질 위해 건강 관리 힘써야
암 치료 기술의 발달로 암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202년 5년간 발생한 암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고혈압과 같은 동반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암환자는 동반질환이 없는 환자에 비해 이차암 발생률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암환자는 암 못지않게 동반질환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혈압을 동반한 암환자, 암생존자라면 우선 처방받은 고혈압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여 혈압을 정상범위 내로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짜게 먹는 습관, 흡연, 음주, 수면부족, 스트레스, 비만 등 혈압을 높일 수 있는 위험요소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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