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만 가는 니제르 쿠데타 사태…군부, 국제기구 방문 모두 거절
말리·부르키나파소 대표단은 초청
프리고진까지 군부 협력 의사 밝혀
최근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가 8일(현지시간) 사태 중재를 위해 니제르 방문을 타진했던 국제기구 대표단의 입국을 모두 차단하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그 사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니제르 군부에 협력 의사를 밝히는 등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이날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 유엔 관계자로 구성된 공동 대표단의 입국을 불허했다. 니제르 군부는 ECOWAS에 서한을 보내 “ECOWAS의 제재로 대중이 분노하고 있다”며 “대표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거부 사유를 밝혔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엔 군부를 지지하는 청년들이 무장한 채 공항과 도로를 점거하고 ECOWAS를 비롯한 국제사회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우리는 24시간 경비를 설 예정”이라며 “누구든지 군부와 대적하려면 우리를 먼저 죽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부장관 직무대행은 니제르 군부 핵심 인사인 무사 살라우 바르무 장군을 만나 외교적 해법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 접견은 물론 쿠데타 세력 수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 면담도 거절당했다.
반면 니제르 군부 쿠데타를 인정하고 외세 개입을 선전포고로 여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군정 대표단은 이날 니제르 군부 수뇌부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나아가 바그너 그룹을 이끄는 프리고진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음성 메시지를 통해 “언제든지 우리에게 전화하라”며 니제르 군부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일 바그너 연계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 존’은 “약 1500명의 전투원이 최근 아프리카로 파견됐다”고 전해 이들의 니제르 입국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니제르의 민간 통치가 곧 회복될 것이란 희망이 좌절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외교가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등 니제르 사태를 둘러싼 국제사회 개입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오는 10일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ECOWAS 특별 정상회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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