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물난리 겪은 포항제철소…2중 차수벽 쌓았다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8. 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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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 1.9㎞ 구간 차수벽 설치하고
변전소 등 핵심시설 주변에 2차 차수벽
차수벽 앞 배수로 준설해 3중 방어막
현대重 선박 로프로 묶어 강풍 대비
현대車는 차량 5천대 안전지대로 옮겨
포항제철소 정문에 설치된 차수문. <포스코>
초유의 남북종단 태풍인 ‘카눈’이 10일 오전 남부지방에 상륙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조선·철강·정유 등 대규모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비상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정문부터 3문에 이르는 1.9㎞ 구간에 걸쳐 차수벽 설치를 완료했다. 제철소 외곽을 흐르는 하천인 냉천의 토사 제방 1.65㎞ 구간에는 시트파일 4150개를 설치해 제방 붕괴에 대비했다.

또 변전소와 발전소에 별도의 차수시설 설치해 핵심시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했다. 지난해 범람한 냉천 물이 가장 먼저 들이닥쳤던 2문과 3문 사이 600m 구간에는 차수벽 앞에 배수로를 별도로 준설해 물길을 제철소 외부로 돌리는 작업도 했다. 2중, 3중 방어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포항지역을 강타한 500㎜의 기록적인 폭우로 냉천이 범람하면서 대지면적 950만㎡ 포항제철소가 완전히 침수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봄부터 태풍·호우 대비 설비를 착실히 설치해 왔다.

포스코는 전남 광양제철소에도 마찬가지로 전기실, 변전소 등 주요 설비에 차수벽과 차수판 설치를 완료했다. 이곳 차수벽 길이는 총 3.3㎞에 이른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내 군함 2척을 포함해 총 7척의 선박을 피항 조치했고, 10개 도크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또 10일 오전 3시부터 상황 해제시까지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비상 대기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원 출입을 통제했다.

권오갑 회장은 9일 오후 성남 판교 본사를 출발해 울산으로 내려가 ‘태풍 상황실’에서 현장을 지휘했다. 여름휴가 중이던 한영석 부회장과 이상균 사장도 회사로 복귀해 태풍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조선소 곳곳의 준비상항을 직접 챙겼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울산조선소는 바다와 인접해 있고,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아 풍랑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바다와 인접한 울산공장 차량 5000대를 사내 안전구역으로 이동시켰다. 또 배수로가 막힌 곳은 없는지 살피고, 지하 배수펌프 작동상태도 점검을 완료한 상태다.

폭우와 태풍으로 기온 하강이 예상되면서, 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울산CLX)는 공정 가동에 필요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스팀(증기)을 여유용량으로 미리 확보해놓고 있다. 또 도로와 배수로를 점검하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지정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근무자들에게 사전 안내하고 있다.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접안 일정도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황실과 조정실에서 24시간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재난 발생 시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대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 관계자는 “배수로를 점검하고 입간판 등을 고정하고 있다”며 “번개에 대비해 피뢰·접지시설을 점검하고, 정전에 대비한 비상 조명 시스템도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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