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미래차 대결’…HD현대, 타타대우와 2025년 수소연소차 출시

HD현대인프라코어-타타대우
수소연소엔진 트럭 개발나서
현대차도 연구 진행 중 격돌 전망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HD현대인프라코어의 수소엔진 시제품을 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가 옛 대우계열사와 손잡고 미래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대중화된 전기·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아닌 수소엔진차를 개발 중이다. 범현대가 소속인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수소엔진차를 연구 중이어서 향후 치열한 양자대결이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타타대우상용차와 함께 오는 2025년 수소연소엔진을 탑재한 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옛 대우자동차 트럭부문으로 지난 2004년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2020년부터 상용차용 수소엔진의 개발 타당성을 검토해왔다. 현재 엔진사업본부에서 선박·발전용 등 연 13만대의 재래식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판단이었다.

지난해 5월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다음해 수소연소트럭 성능 검증을 거친 후 내후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버스·건설기계 등 적용범위를 늘려간다는 각오다.

수소엔진차는 내연기관차와 유사하게 구동되며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운행 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또 같은 친환경차인 전기·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비교해 다양한 장점이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엔진차는 전기차보다 트럭·버스 등 대형차에 적합하다. 수소가 전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운행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또 수소연료전지차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순도의 수소를 연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료비 부담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독일 수소기술 전문기업 케유는 100만㎞ 운행거리를 가정해 동력원별 트럭의 총소유비용을 계산했다. 총소유비용은 차량 구매와 유지관리를 더한 개념이다. 트럭 중 디젤엔진이 가장 저렴했다. 수소엔진은 디젤보다 5% 비싼 2등을 기록했다. 배터리·수소연료전지는 수소엔진보다 각각 34%, 71%나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

차량을 제외한 자체 제품 가격도 친환경 동력원 중 수소엔진이 가장 저렴할 전망이다. 대형 트럭용 수소엔진은 6000만~7000만원으로 예측된다. 반면 동급의 배터리·수소연료전지는 수억원에 달한다. 실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트럭 엑시언트의 출고가격은 6억1000만원~6억6000만원이다. 동급 디젤트럭 대비 약 4억5000만원 비싸며 해당 금액은 현재 정부보조금으로 지급 중이다.

오는 2025년 출시될 HD현대의 수소엔진을 장착한 타타대우의 트럭은 디젤트럭 대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엔진가격만 놓고 보면 수소엔진이 디젤보다 3000만원가량 더 비쌀 예정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소엔진트럭에 대한 정부보조금에 따라 신차 구매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재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주도권을 잡은 상태”라며 “트럭·버스는 수소가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2025년 수소엔진차량이 출시되면 미래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